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빠르고 강력해지고 있다. 이번 태풍은 빠른 속도 탓에 많은 비를 뿌리지는 않겠지만 기록적 강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풍의 중심경로에 위치한 서해안 지역은 강풍 피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정부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6일 오전 10시 태풍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하고 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한 뒤, 오후 2시를 기해 비상 2단계에 돌입했다. 태풍 위기 경보도 ‘주의’에서 다시 ‘경계’로 격상했다.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도 자체 비상근무체계를 강화하고 태풍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링링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약 430㎞ 부근 바다에서 시속 38㎞로 북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4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5m(시속 162㎞)에 달한다. 강풍이 부는 구간은 태풍 중심을 기준으로 380㎞에 이른다.
링링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한반도를 지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링링의 속도는 전날 같은 시간(시속 19㎞)보다 두 배 빨라졌으며, 한반도 상륙 후에도 평균 시속 40㎞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초 7일 새벽 3시쯤 제주도 서귀포 서남서쪽 약 150㎞ 바다를 거칠 것으로 예보됐던 태풍은 6일 오후 9시쯤부터 서귀포 남서쪽 약 230㎞ 부근 바다를 지나겠다. 이후 7일 오전 9시 목포 인근 바다를 지나 서해상으로 빠르게 북진해 이날 오후 4시 전후로 황해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링링이 이날 오전 가장 강한 시기인 최성기를 지났지만 빠른 북진으로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태풍의 현재 강도는 ‘매우 강’으로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한 단계 높아졌고 크기도 중형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든 제주도는 강풍 특보가 발효돼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되고 항공편 45편도 결항됐다. 중부는 7일 아침부터 점차 태풍의 영향을 받겠다.
기상청은 링링이 진로나 강도 등에서 2012년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볼라벤’과 가장 닮았다고 분석했다. 볼라벤은 역대 태풍 중 일최대풍속 7위(초속 36.3m), 일최대순간풍속 6위(초속 51.8m)를 기록해 ‘강풍’으로 악명 높은 태풍이다. 당시 연이어 온 태풍 ‘덴빈’과 함께 6,365억원의 피해를 낳았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의 비는 주로 제주도 남해안 지리산 서해5도 지역으로 집중되겠고 그 외 지역은 빠른 이동으로 강수가 많지는 않겠다”며 “태풍중심경로 부근인 제주도, 흑산도, 백령도 등 서해5도 등 서해상 도서지역, 서해안, 남해안 등에서 기록적인 강풍 가능성이 있으니 이로 인한 직ㆍ간접 피해와 풍랑 월파 등의 파생 피해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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