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하비브, 센터장 전무로 영입
기아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 BMW, 인피니티 등 해외 고급차 브랜드 출신인 디자이너 ‘카림 하비브(Karim Habib)’를 기아차 디자인을 책임지는 센터장으로 영입하고, 본격적으로 브랜드 고급화를 시작한다.
기아차는 6일 기아차 브랜드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수석 디자인 총괄인 카림 하비브를 기아디자인센터장 전무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하비브 전무는 올해 10월 기아차에 합류할 예정이다. 향후 현대차그룹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담당 부사장과 함께 기아자동차 브랜드의 디자인 전략과 방향성을 수립한다. 또 기아차에서 개발하는 모든 차의 내·외장 디자인, 컬러, 소재 등 전 영역에 걸쳐 디자인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 하비브 전무는 다양한 고급차 및 콘셉트카를 디자인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기아차 브랜드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비브 전무는 인피니티를 비롯해 독일의 BMW, 벤츠 등 고급차 브랜드에서 중책을 맡으며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특히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방향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각 회사의 자동차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카림 하비브 전무는 디자인 교육기관 ‘아트 센터 컬리지 오브 디자인(Art Centre College of Design)’에 진학해 디자인 관련 전문성을 키워나갔다. 1998년 독일 BMW에 입사해 5시리즈, 8시리즈, X7, 그리고 콘셉트카 ‘자가토 쿠페(Zagato Coupe)’ 등 주요 모델의 내외장 디자인 개발을 주도했다.
특히 2007년 BMW 수석 선행디자이너에 임명된 카림 하비브 전무는 두 개의 콩팥 모양에서 따온 ‘스플릿 키드니(Split kidney)’ 그릴과 ‘아이브로우(Eye Brow)’ 전조등으로 대표되는 BMW의 패밀리룩이 포함된 ‘CS 콘셉트’를 디자인하는 등 디자인 방향성을 성공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2009년 7시리즈 F01 모델을 시작으로 2011년 5시리즈 등에 적용되며 호평을 받았다.
2009년 벤츠에 수석 선행디자이너로 자리를 옮긴 카림 하비브 전무는 차세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F800’, C클래스 W205 모델, 그리고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Smart)’의 콘셉트카 등 여러 모델을 디자인했다. 2012년 다시 BMW에 돌아와 총괄 디자이너를 맡게 된 카림 하비브 전무는 BMW 3시리즈, 7시리즈, 8시리즈 등 여러 BMW 대표 모델의 디자인 개발을 주도했다.
2017년 일본 인피니티에서 수석 디자인 총괄을 맡게 된 카림 하비브 전무는 Q 인스퍼레이션, 그리고 미래형 전기 콘셉트카 ‘프로토타입 10’ 등의 디자인 개발을 담당했다. 특히 올해 1월엔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에서 인피니티 QX 인스퍼레이션 콘셉트를 내세워, 역대 참가 차량 중 최초로 ‘최고 콘셉트 차량(Best Concept Vehicle)’, ‘혁신적 컬러 활용(Innovative Use of Color)’, ‘그래픽 혹은 소재(Graphics or Materials)’ 등 세 부문의 디자인상(Eyes on Design)을 동시 수상하기도 했다.
하비브 전무는 “고객이 자동차를 이용하는 모든 순간에 자동차의 브랜드 정체성이 진정성 있게 느껴져야 한다. 이 브랜드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디자인”이라며 “전동화 및 모빌리티 혁신을 향해 나아가는 기아차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자동차 브랜드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비롯하여, 몇 년간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낸 기아차 디자인팀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글로벌한 배경과 경험을 갖춘 카림 하비브 전무는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에 기아차 브랜드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며 “국제 무대에서 수 차례 역량을 검증받은 기아차의 디자인팀을 보다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아디자인센터장에 카림 하비브 전무가 임명되면서 기아차의 한국-미국-유럽 디자인센터장은 모두 외국인 스타급 디자이너로 진용을 갖추게 됐다. 유럽은 폭스바겐 출신 그레고리 기욤 디자인센터장, 미국은 GM 출신 톰 커언스 디자인센터장이 각각 맡고 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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