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프로미스나인, 아이즈원, 엑스원이 오디션 조작 논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 아이오아이(I.O.I), 워너원, 아이즈원, 프로미스나인, 엑스원 등을 탄생시키며 론칭될 때마다 관심을 모았던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프로듀스 101' 전 시즌 조사에 이어 '아이돌학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는 보도도 나왔다.
발단은 '프로듀스X101'이었다. 지난 7월 '프로듀스X101' 파이널 생방송 당시 일부 연습생 간 득표수 차이가 동일하고, 20명 연습생들의 득표수가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라는 점에서 투표수 조작 의혹을 받았다. 이에 Mnet 측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일부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조직해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경찰은 CJ ENM 사무실과 문자 투표 보관업체를 압수수색하고 투표 로우데이터(원자료)를 분석하는 등 현재도 '프로듀스X101'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측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로듀스 101' 이전 시즌 1∼3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KBS 측은 최근 지난해 방송된 '프로듀스 48'의 조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Mnet 측은 "수사 진행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전했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 외에 '아이돌학교' 투표수 조작 의혹도 고개를 들었다. 6일 '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 대표는 공식입장을 배포하고 "수사기관을 통해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려 한다. 이날 서울중앙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Mnet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연속되는 논란에서 또 하나의 쟁점은 해당 프로그램 데뷔조의 활동이다. '아이돌학교'로는 프로미스나인, '프로듀스 48'로는 아이즈원, '프로듀스X101'로는 엑스원이 각각 데뷔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청자들의 투표로 탄생된 팀답게 프로미스나인, 아이즈원, 엑스원 모두 막강한 음반 판매량을 비롯한 호성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신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투표로 탄생된 팀이라는 정체성에서 이들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논란과 무관할 수 없다. 실제로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는 엑스원의 데뷔 당일 이를 규탄하는 또 한번의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엑스원이 지상파 음악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는 이유로 '프로듀스X101' 조작 논란과의 연관성을 꼽기도 한다.
그렇다고 프로미스나인, 아이즈원, 엑스원이 활동을 멈춰야 하는 걸까. 이에 대해 가요 관계자들도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가장 우선이겠지만, 활동 내내 조작의 꼬리표를 달고 다닐 것은 우려될 수밖에 없다.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진 활동을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반면 다른 가요 관계자는 "수사는 받는 건 프로미스나인, 아이즈원, 엑스원이 아니라 '아이돌학교', '프로듀스 48', '프로듀스X101' 제작진이다. 멤버들이 아닌 Mnet 또는 CJ 측의 입장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잘못이 있다면 어른들의 것이고, 프로미스나인, 아이즈원, 엑스원도 또 하나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은 누구의 말도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로미스나인, 아이즈원, 엑스원이 해당 오디션 프로그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건 맞지만, 그 논란까지 품어야 하는지에는 의문이 따른다. 앞으로 프로미스나인, 아이즈원, 엑스원의 활동에 오디션 조작 논란이 어떻게 작용할까. 이들의 활동 방향과 경찰의 수사 결과가 기다려진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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