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청문회 전략, 기자간담회 발언 집중 공략할 듯
자유한국당은 6일 예정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3무(가족 증인ㆍ시간ㆍ자료가 없는) 청문회’란 악조건을 감안해 조 후보자의 거짓말을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조 후보자가 지난 2일 청문회를 대체한 기자간담회에서 10시간 40분 동안 “몰랐다”, “그런 적 없다” 식의 일방적 해명에 급급했다고 보고 ‘진짜 국회 청문회’에서 이를 정면 반박, ‘거짓말쟁이 후보자’ 프레임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조국 청문회는 후보자의 위법, 위험, 위선을 총정리해 국민들에게 생중계로 보여드리는 ‘사퇴 선고’ 청문회”라며 “각종 범죄행위에 대해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거짓말이 내일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 후보자가 간담회에서 한 답변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이 같은 전략을 세운 건 그동안 워낙 많은 의혹이 쏟아져 청문회 당일 조 후보자를 추가적으로 무너뜨릴 ‘한 방’이 드문데다, 가족 증인 채택이 무산된 데 이어 뒤늦은 합의로 11명의 증인 출석도 법적으로 담보할 수 없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더구나 2일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는 여유로운 태도와 임기응변으로 비판 여론을 상당 부분 우호적인 방향으로 돌려놓은 터다. 한국당 입장에서 이를 뒤집을 유일한 카드는 당시 답변을 거짓말로 규정해 반전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당은 기자간담회 당시 “문과를 전공해 이과에서는 제1저자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른다”(딸 논문1저자 논란), “경제, 금융을 잘 몰라서 사모펀드가 뭔지 이번에 공부하게 됐다”(조국 펀드 논란), “웅동학원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관련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는 조 후보자 발언을 ‘거짓 해명’의 주 타깃으로 삼을 계획이다.
그간 청문회에서 공직후보자들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거짓말이었다. 여론은 불법, 위법행위 못지 않게 거짓말에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 후보자의 기본 자질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0년 8월 ‘40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주목 받았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하다가 한 출판기념회에서 박 회장과 시루떡을 자르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낙마의 결정타가 됐다. “각각 초대돼 우연히 여러 사람과 같이 찍힌 사진”이라고 해명했지만 소용 없었다.
한국당 입장에서 ‘조국 청문회’는 지지층을 향한 도박과도 같다. ‘거짓말 공세’에 성공해 조 후보자를 낙마 시키거나 ‘조국 게이트’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성사시키면 “제1야당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박수를 받겠지만, 거꾸로 ‘청문회를 열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절차적 명분만 쌓아줬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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