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화학소재산업 발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학소재기업이 OECD 국가들에 비해 크게 영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글로벌 화학ㆍ소재기업 5379개를 전수조사하고 한국의 화학ㆍ소재산업은 OECD상위권이지만 개별 기업들은 영세하고 경영실적도 낮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화학ㆍ소재산업의 매출액ㆍ영업이익은 OECD국가 28개국 중 3위지만 기업 1개 당 매출액ㆍ영업이익ㆍ종업원 수는 각각 18위ㆍ21위ㆍ2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2018년 매출액증가율, 매출액영업이익률도 각각 20위와 21위에 그쳤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한국의 화학ㆍ소재산업 매출액은 230조7,000억원으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조사대상국 중 3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역시 17조6,000억원으로 3위였다.
반면 화학ㆍ소재기업 1개당 매출액은 2486억원으로 18위,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21위에 머물렀다.
또한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7.9%로 20위, 수익성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6%로 21위에 불과해 경영실적지표도 하위권이었다.
한경연은 이같은 한국 화학ㆍ소재기업 부진에 대한 원인을 영세성으로 꼽으며 국내 화학ㆍ소재산업 내 기업체 수가 과도하게 많고 기업 당 종업원 수는 적은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화학ㆍ소재기업 수는 928개로 OECD 국가 중 2위이고, 3위 일본보다 2.6배, 9위 미국보다 8.6배 많았다. 반면 기업별 종업원 수는 1025명으로 25개국 중 22위를 기록하였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 네트워크의 교란이 상시화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내 화학ㆍ소재기업의 영세성은 우리 경제의 큰 약점”이라며 “성장가능성 있는 기업을 집중 지원해 몸집을 키우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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