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하루 전인 5일 조 후보자 모교인 서울대 총학생회가 다시 한번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 후보자의 제자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도 한 목소리로 “후보자 사퇴”를 외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10시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몰랐다’ ‘내가 관여하지 않았다’라는 답변만 반복한 지난 2일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서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청년들의 열망은 공허한 외침일 수밖에 없었다”며 “불공정함을 용인하고, 심지어 악용한 후 책임을 회피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가 어떻게 개혁을 이끌어 갈 법무부 장관이 될 수 있는가”라며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발언에 나선 이승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은 “입시, 펀드, 사학재단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면 그건 공직자 임명 시 도덕성 검증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며 “장관 임명은 검찰 수사와 청문회를 통해 검증을 받은 뒤에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성민 사범대 학생회장 역시 “교육은 계층의 사다리가 돼야 하는데, 기득권층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특권을 얻는 것이 만연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학벌이나 인맥, 권력을 이용해 특혜를 누리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들도 전날 ‘조국 후보자에게, 우리는 정의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해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조 후보자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검찰의 독립성과 법집행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을 키울 뿐”이라며 “후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엄정한 검찰 수사와 이를 통한 의혹의 명백한 해명이라면 장관직에 올라선 안 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로스쿨 재학생들의 성명서에서는 스승에 대한 배신감도 엿보인다. 재학생들은 “후보자는 법이 정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깊이 인식하고 있던 법학자였고, 누구보다 적극적인 언어로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해왔다”면서 “후보자의 말이 자신에 대한 성찰로는 이어지지 않았음이 드러나는 지금, 우리는 후보자가 스스로 사법개혁의 적임자라 확신하는 것에 의문을 가진다”고 밝혔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는 오는 9일 오후 6시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제3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 집회’가 열린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