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0월 초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에 앞서 이달 중순부터 차관급 실무진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무역 협상이 재개됨에 따라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장기화할 조짐을 보였던 미중 무역 갈등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5일 CC(중국중앙)TV에 따르면 미중 무역 협상의 중국 측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이날 오전 미 협상대표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의 통화에서 10월 초 워싱턴에서 제13차 미중 경제 무역 고위급 협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이날 오후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주례 브리핑에서 “(미중) 양측이 충분히 준비한 가운데 10월 초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무역전쟁 격화에 반대한다”라며 “이는 중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앞으로 수주 내"에 워싱턴에서 고위급 미중 무역 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USTR은 고위급 협상에 앞서 이달 중순 열리는 실무 협의는 ‘차관급’으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측 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단번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관리들이 중국이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것을 긍정적 신호로 보면서도, 이번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불확실하다며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무엇을 가지고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미국과 장기전도 감수할 수 있다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가오 대변인도 이날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물음에 우리는 활력으로 충만한 미시적(경제) 기반을 구축하고 있고, 거시 정책 도구도 충분하다"며 "기본적으로 경제를 양호하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오 대변인은 또 “현재 상황에서 가장 먼저 토론되어야 하는 것은 미국이 5,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철폐하는 문제"라고 밝히면서, 미국이 중국 상품에 부과한 관세를 철폐하는 것이 무역 협상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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