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능형 반도체 설계 전문인력 양성의 요람이 되고 있다.
5일 ETRI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능형 반도체 설계 전문 엔지니어 양성 교육을 진행해 총 742명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온칩(SW-SoC) 설계 전문 엔지니어를 양성했다.
5일에도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94명을 대상으로 10주간 진행한 교육 수료식을 거행했다.
이 교육은 ETRI 서울 SW-SoC 융합R&D지원센터가 주관해 지능형 반도체, 인공지능(AI) 관련 실무역량을 지닌 설계전문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양성된 인력은 시스템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관련 중소ㆍ중견기업 채용을 지원한다.
10년차를 맞은 이 교육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18년까지 이 과정을 거친 교육생 648명 가운데 580% 이상인 519명이 반도체 관련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료생 84명 가운데 82명(97%)이 취업했다. 올해 수료생의 84%인 78명도 이미 취업을 확정 짓는 등 이 분야의 우수 인력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수료생들이 취업한 기업 중에는 견실한 상장회사도 상당수다.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실리콘웍스, 에이디테크놀로지, 씨큐아이, 반도체 장비기업인 AP시스템, 테크윙, 이오테크닉스, 매그나칩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수료생들은 연매출 200억원이 넘는 쓰리에이로직, 아이닉스를 비롯해 포토레지스트 감광액 제거 장비 제조업체인 피에스케이에도 취업해 장비 국산화에 일익을 맡고 있다.
이런 성과는 교육생 선발부터 교육운영, 채용연계 등 모든 과정에 산ㆍ학ㆍ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덕분이라고 ETRI는 설명했다. ETRI만의 교육 인프라와 실무 전수 노하우, 산업체 수요를 바탕으로 한 밀도 높은 교육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이다.
ETRI는 올해도 수요조사 결과를 참조해 중소기업 채용이 절실한 4개 과정을 개설ㆍ운영했다.
올해 ‘AI 딥러닝 HW 가속기 RTL 설계’ 과정 교육을 수료한 임우영씨는 “교육 후 원했던 회사에 취업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 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가 되고 싶다. 후배들에게도 ETRI 교육을 적극 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육은 매년 4월부터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받은 뒤 5월 말 면접을 통해 대상을 선발한다.
ETRI 나중찬 서울 SW-SoC 융합R&D지원센터장은 “이 교육을 통해 중소ㆍ중견기업이 겪는 실무 인재 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일본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로 어려움을 겪는 반도체 분야 장비와 부품 관련 기업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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