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통해 독도를 되찾자는 입장을 밝혀 비판을 받고 있는 일본 국회의원이 이번에는 국회에서 한국을 비난하는 결의를 채택해야 한다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등 5개 야당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전쟁을 통해 독도를 되찾자”는 취지의 글을 올린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소속 마루야마 호다카(丸山穗高) 중의원 의원을 중의원 운영위원회에 불러 경위 등을 청취하도록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쓰지모토 기요미(辻本淸美)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5일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모리야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을 만나 마루야마 의원의 발언을 국회에서 추궁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일본 헌법에 따르면 분쟁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서 전쟁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마루야마 의원이 분쟁 해결을 위한 전쟁을 거론한 것은 ‘헌법 무시’ 발언이기 때문이다.
마루야마 의원은 전날 트위터에 “(야당들이) 나를 부르기 전에 국회가 정말 해야 할 일이 있다”며 “한국에 대한 비난 결의나 먼저 논의할 것을 역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5월에도 러시아가 실효 지배를 하고 있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을 방문한 자리에서 “쿠릴 4개섬을 전쟁으로 되찾자”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그를 당에서 제명한 일본유신회 대표인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大阪)시장은 “마루야마 의원이 선거를 염두에 두고 관심을 끌기 위해 계산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도 당시엔 “진정으로 유감이다”,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한 발언” 등 마루야마 의원을 비판하며 러시아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발언 이후에는 “개개 의원의 발언에 코멘트를 삼가겠다”면서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은 마루야마 의원이 지난달 15일 부당수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마루야마 의원은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에 입당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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