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미용시술 핵심 의약품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균을 둘러싸고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 실시한 감정시험 결과,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자사 보툴리눔균이 메디톡스와 다른 균임이 입증됐다고 대웅제약 측은 주장했다.
포자 형성 여부를 확인하는 감정시험은 사전에 합의된 환경 조건으로 균을 배양한 다음 현미경으로 포자가 형성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대웅제약 측은 설명했다.
보툴리눔균의 포자 형성 여부는 이번 ITC 소송에서 핵심 사항 중 하나다. 메디톡스는 자사 균이 어떤 환경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게 고유한 특성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만약 대웅제약 균이 메디톡스 균에서 유래된 것이라면 포자를 형성하지 못하고, 포자가 형성되지 않으면 대웅제약이 주장해온 것처럼 토양에서 발견될 수 없다. 대웅제약은 자사 균이 메디톡스 균에서 유래한 게 아니며, 독자 기술로 토양에서 찾아냈다고 주장해왔다.
ITC 감정시험과 별도로 양 사가 진행 중인 국내 민사소송에서도 법원이 지정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입회한 상태에서 감정시험을 실시했다. 여기서도 자사의 보툴리눔균이 포자를 형성했다고 대웅제약 측은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균 기술을 탈취해 보톡스 제품을 개발했다며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대웅제약의 미국 내 판매 협력사)를 불공정 행위로 ITC에 제소했다. ITC는 지난 3월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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