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9 개막]
삼성ㆍLG, 8Kㆍ5G 스마트폰 놓고 정면 격돌
중국은 5G, 8K 등 시장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한국 압박
삼성전자와 LG전자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IFA) 2019` 에서 초고화질 TV와 최첨단 5G 스마트폰을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유럽 시장을 발판 삼아 북미 등 전세계로 영역을 넓히려는 중국 가전 업체들은 삼성과 LG가 벼랑 끝 승부를 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5G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앞세워 한국 추격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전용 전시관이 마련된 ‘시티 큐브 베를린‘에 QLED(퀀텀닷) 8K(해상도 7,680×4,320) TV 존을 마련하고 55인치부터 98인치까지 전 라인업을 전시하고 있다. 그동안 65인치 이상에 집중됐던 라인업을 50인치대로도 확장해 8K TV 대중화에 본격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8K TV는 ‘울트라 HD급’(UHD) 화질을 가진 4K TV보다 4배 선명하다.
관람객들은 삼성 전시관에서 8K 화질을 다양한 크기의 스크린으로 경험할 수 있다. QLED 8K는 입력되는 영상의 화질에 상관 없이 8K 수준으로 변환해 주는 인공지능 화질 엔진 ‘퀀텀프로세서’를 탑재해 4K 이하 급으로 제작된 콘텐츠도 최고 화질로 즐길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8K TV로 맞서고 있다. OLED는 스크린을 비추는 백라이트 없이, 자체 발광으로 빛을 표현하기 때문에 무한대의 명암비와 넓은 시야각 등 우수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특히 휘거나, 구부릴 수 있는 OLED 스크린의 특성을 십분 살린 롤러블(말수 있는) TV와, 세계 최대 크기인 88인치 8K OLED TV 등을 선보이며 중대형 OLED 세계 최강자 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삼성과 LG는 올해 IFA에서 최첨단 5G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도 또 한차례 격돌했다. 삼성전자는 스크린 결함 논란으로 4개월 여간 출시를 연기했던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올해 IFA에서 대중에 처음 공개했다. LG도 이에 질세라 듀얼 스크린 기능을 쓸 수 있는 자사의 유일한 5G 스마트폰 `V50 씽큐` 후속작인 V50S를 이 행사에서 선보였다. 이 밖에도 삼성과 LG는 IFA 무대에서 AI,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의 ‘스마트 가전‘을 두고도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다소 앞서 있는 삼성과 LG가 전분야로 전선을 넓히며 싸우고 있을 때,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은 5G, 8K 등의 첨단 기술을 앞세워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유럽 가전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알려진 IFA 무대에서의 중국 가전 업체들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IFA 전체 참가 기업의 3분의 1(665곳) 정도에 그쳤던 중국 기업 수는 올해는 전체 1,840개 기업의 40%가 넘는 780여개에 달한다. 참가 기업수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던 5G, 8K, AI 등의 무대에 속속 진출하며 양국 간 기술 격차가 이제 거의 사라졌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가전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올해 IFA 오프닝 기조 연설자가 화웨이의 리처드 위(余承東)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그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AI, 5G, 스마트 기기와 관련한 화웨이의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올해 IFA에서 5G통신 기능을 탑재한 각종 생활가전 기기를 선보인다. 가격 경쟁력 하나로 한국을 추격했던 하이얼과 TCL 등 중국 가전 업체들도 8K 상용화 제품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한국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내보일 것으로 보인다.
옌스 하이테커 IFA 사장은 “5G와 AI 기술의 발달로 소비자들의 삶을 한층 더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스마트 가전이 주목 받고 있다”며 “특히 한국 등 기술 선진국이 선점한 관련 시장에 중국이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것도 글로벌 가전업계서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독일)=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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