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회의 열어 “허위 드러나면 입학 취소”… 고려대ㆍ서울대 “3차 촛불집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받았다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봉사상)’ 위조 의혹이 제기되자 부산대가 발칵 뒤집어졌다. 조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지원할 때 수상실적으로 제출한 동양대 총장상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 입학취소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부산대 입학관리본부와 의전원 관계자들은 4일 긴급 회의를 열고 우선적으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 부산대에 따르면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하며 대학성적과 영어성적 증명서, 국어능력인증시험 성적표 이외에 동양대 총장상을 증빙서류로 제출했다. 다만 부산대는 '총장, 도지사 및 시장, 장관급 이상의 수상 표창 기록' 외에 자기소개서 내용을 증명할 별도의 서류를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 자기소개서에서 포착된 허위 의혹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부산대는 일단 조씨가 제출한 동양대 총장상의 허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양대는 2012년 발급된 총장상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동양대는 지난달 국회의 자료요구에 ‘총장상 수상자 이력:자료 없음으로 확인불가’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된 동양대 총장상 일련 번호와 양식도 학교 측이 기존에 발급한 상장과 다르다는 게 동양대의 입장이다.
부산대는 입학서류가 허위일 경우 모집요강의 규정에 따라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신입생 모집요강’에는 ‘입학원서 등 제출서류 미비 또는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르거나 서류의 변조, 대리시험 또는 부정행위자는 불합격 처리한다. 또한 입학 후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입학을 취소한다’고 규정돼 있다. 부산대 관계자는 “동양대 총장상이 허위로 드러난다면 단국대나 고려대 등의 결정과 관계 없이 부산대가 독자적으로 조씨 입학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학가에서는 조 후보자를 규탄하는 촛불이 다시 타오를 전망이다. 조 후보자의 모교이자 현 직장인 서울대에서는 총학생회 주도로 '제3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가 오는 9일 오후 6시 관악캠퍼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총학은 5일 오전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준비하고 있다.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에서도 오는 6일 3차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다. 고려대 학생들은 조씨 입학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규명을 촉구하며 지난달 23일과 30일 두 차례 촛불집회를 열었다.
부산=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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