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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엔 꽃, 윤석열엔 엿… 막가는 ‘택배 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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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엔 꽃, 윤석열엔 엿… 막가는 ‘택배 응원전’

입력
2019.09.04 17:52
수정
2019.09.04 22: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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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임명 지지자들, 실검 전쟁 이어 ‘선물 전쟁’

압수수색에 이은 관련자 소환 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이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윤석열 검찰총장 집무실에 호박엿(오른쪽 사진)이, 반대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는 지난달 28일 꽃바구니가 배달됐다. 연합뉴스ㆍ이한호 기자
압수수색에 이은 관련자 소환 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이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윤석열 검찰총장 집무실에 호박엿(오른쪽 사진)이, 반대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는 지난달 28일 꽃바구니가 배달됐다. 연합뉴스ㆍ이한호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찬성하는 지지자들의 응원전이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온라인 ‘실검전쟁’에서 조 후보자를 지켰던 지지자들이 이번에는 조 후보자 사무실을 꽃다발과 꽃바구니 선물로 채우고 있다. 동시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는 ‘엿’이 담긴 소포 폭탄을 보내고 있다. 이를 두고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팬심’을 넘어 수사의 중립성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검찰청 민원실 우편물 보관소에는 윤 총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소포 수십 개가 배달돼 수북하게 쌓였다. 2일부터 시작된 소포 배달은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추가 압수수색이 진행된 3일에 이어 연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소포들에는 호박엿과 가락엿 등이 담겨 있고, 일부 송장에는 ‘총장님, 엿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 ‘엿 드시고 건강하세요’ 등의 문구도 쓰여 있다.

‘소포 폭탄’은 조 후보자 수사를 반대하는 이들이 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 후보자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자 검찰 수장에게 ‘엿 먹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소포를 보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나선 것이다. 일부 유튜브 채널이나 대형 커뮤니티 등에는 이 같은 행동을 독려하는 움직임마저 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여러 의사 표시 중의 하나이고, 검찰이 할 일을 제대로 하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배달된 소포들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반송 처리하고 있다. 발신자가 확인되지 않았고 공직자가 받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엿도 일종의 ‘선물’인 점을 고려해 발신인의 신원을 색출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반면 조 후보자가 출근하는 서울 적선동 소재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는 지지자들의 꽃과 꽃바구니가 꾸준히 배달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출근길에서 “부족하고 미흡한 저를 격려하기 위해 꽃을 보내준 무명의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와 윤 총장에게 보내는 지지자들의 상반된 ‘팬심’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에 착수한 것보다 검찰이 조 후보자 관련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련 사건을 연상시키며 지지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양 몰아가며 여론을 통해 검찰 수사를 압박하려는 것은 잘못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윤 총장에 대한 여권 지지자들의 여론이 갑자기 반전된 것을 두고도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역대 총장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윤 총장이 불과 1주일 사이에 ‘쿠데타 주범’으로 불리고 있다”며 “수사를 하는 검찰 입장에서는 숙명과 같은 일이기는 하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여론이 달라지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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