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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화재 다시 없도록”… 5G로봇 소방수ㆍAI 시스템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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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화재 다시 없도록”… 5G로봇 소방수ㆍAI 시스템 준비 완료

입력
2019.09.04 17:06
수정
2019.09.04 19:3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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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구ㆍ통신주ㆍ맨홀 관리 시스템 공개

4일 오전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KT OSP 이노벤션센터 혁신기술 시험장에서 KT 직원이 5G 화재진화 로봇 ‘소파이어’를 테스트하고 있다. 뉴스1
4일 오전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KT OSP 이노벤션센터 혁신기술 시험장에서 KT 직원이 5G 화재진화 로봇 ‘소파이어’를 테스트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주변 지역을 이른바 ‘통신 지옥’으로 만들었던 서울 서대문구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는 크지 않은 규모의 화재였음에도 완전 진화에 무려 10시간이 소요됐다. 통신구가 좁은 데다 연기가 가득 차 사람이 직접 드나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소실된 통신구 길이는 150m 중 79m에 불과했지만, 피해 규모는 엄청났다. 카드결제가 먹통이 되자 지역 자영업자들은 큰 타격을 입었고, 전화 및 데이터를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된 KT 모바일 고객들은 긴급전화마저 걸 수 없었다. 대한민국이 ‘통신 재해’의 위험성을 제대로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0개월, 다시는 아현화재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KT가 클라우드부터 인공지능(AI), 5G로봇까지, 혁신 기술을 끌어 모아 통신기반인프라(OSP)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통신구 230개(286㎞), 통신주 464만개, 맨홀 79만개에 이르는 전국의 OPS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마련된 KT OSP이노베이션센터에서 황창규 KT 회장은 “잠깐의 방심과 자만으로 아현화재라는 큰 상처를 낳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모든 역량과 기술력을 결집해 네트워크 인프라를 혁신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이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KT OSP이노베이션센터에서 다양한 인프라 관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곽주현 기자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이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KT OSP이노베이션센터에서 다양한 인프라 관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곽주현 기자

KT는 자체 개발한 ‘광케이블 활용 신호 분석 기술’로 통신구와 통신주, 맨홀을 한꺼번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광케이블에 빛 신호를 쏴 각종 데이터를 모으는 ‘닥터 케이블’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화재와 침수 등 각종 재해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광케이블이 센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별도 장비를 설치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KT가 닥터케이블을 활용해 개발한 화재감지기술(CTTRS)은 별도 장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섭씨 0.1도 단위로 온도를 측정해 광케이블 화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기존 화재 감지기는 긴급 상황에서 실시간 대응에 시간이 걸리고, 센서가 부착된 특정 지역만 감지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또 실제 화재 발생시 사람이 진입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CTTRS로 정확한 위치가 파악되면 즉시 열화상 및 일반 카메라가 달린 5G 소방 로봇 ‘사파이어’와 ‘소파이어’가 초기 화재 진압을 돕는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대형 화재로 커질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다만 아직 로봇 가격이 비싸고 통신구마다 모양이 조금씩 달라 전국 단위 적용에는 2, 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에서 KT의 자율주행로봇이 맨홀 뚜껑을 들어올린 뒤 침수된 맨홀 안을 살피고 있다. 곽주현 기자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에서 KT의 자율주행로봇이 맨홀 뚜껑을 들어올린 뒤 침수된 맨홀 안을 살피고 있다. 곽주현 기자

지진ㆍ산사태로 기울어지기 쉬운 통신주와 장마기간 자주 침수되는 맨홀도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KT가 개발한 ‘통신주 기울임감지 기술(PTRS)’은 통신주가 기울어질 때 발생하는 전선의 장력(張力) 변화를 닥터케이블을 통해 감지해 이상이 생긴 경우 최대 70~80㎞까지 날아가는 드론을 띄워 조치를 취한다. 맨홀 침수 사고는 맨홀 뚜껑을 밟고 지나가는 차량이나 사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음파를 지하에 있는 닥터케이블이 감지하는 방식(침수감지기술ㆍMFRS)으로 관리한다. 맨홀에 물이 찰 경우 음파의 변화가 생기는 데 이상이 감지되면 자율주행차가 출동해 100㎏에 달하는 맨홀 뚜껑을 들어올린 뒤 물을 빼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KT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 대부분을 향후 2, 3년 내 전국 통신 시설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 상에서 통합 관리하는 인프라 관리 시스템 ‘아타카마(ATAKAMA)’는 충청 지역에서 이미 시범 운영 중이며, 이달 내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오 부문장은 “아현화재의 여러 원인 중 하나는 통신구 및 데이터베이스 관리의 소홀이었다고 본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없는 혁신적인 통신 인프라 관리 시스템인 만큼, 향후 해외 시장 진출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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