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가운데 국내 소재·부품 기업 10곳 중 8곳이 일본에서 수입해온 품목을 완전히 또는 일부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지난달 9일부터 26일까지 기업연구소를 보유한 소재부품 전문기업 272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 수출규제 대응실태 조사’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4일 밝혔다.
조사에 응한 기업 가운데 소재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해 활용하는 수요기업의 19%는 향후 3개월 이내에 국내외 기업에서 해당 제품을 완전히 대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64%는 같은 기간 동안 부분적인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답변했다. 구체적인 대체 방식으로는 해외 거래선 확보가 36%, 국내 거래선 확보가 29%로 나타났다. 반면 수요기업의 10%는 대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기업은 19%가 향후 3개월 이내에 일본에서 수입하던 품목을 대체 공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62%는 부분 대체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대체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공급기업의 응답은 3%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의 우려와 기대가 확인됐다. 일본 소재부품 수요기업의 46%는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협력업체 피해에 따른 2차 피해, 생산 중단, 연구개발(R&D) 축소 등의 응답도 각각 32%, 19%, 16%로 나타났다.
반면 공급기업의 52%는 일본 수출규제가 향후 매출 증가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61%는 기술력 향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고 전망했다.
구자균 산기협 회장은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상생하고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고, 전략 분야에서 경쟁국가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기술개발로 대응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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