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항공노선 지난해 대비 32.6% ↓
같은 기간 선박 이용객도 70% 감소
이용객→편수→이용객 감소, 악순환

일본과의 경제, 외교 분야 등의 관계 악화에 따라 부산과 일본을 연결하는 하늘 길과 바다 길 모두 이용객이 급격하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과 선박 운항도 줄어 이용객 감소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5일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부산∼일본 항공 노선 이용객은 21만8,128명으로, 지난해 8월 32만3,732명보다 10만명이 넘는 32.6%나 줄었다.
휴가철 가족 단위 국내 관광객이 많이 찾던 휴양지 오키나와 노선의 경우 8월 여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2.6% 감소했다.
노선 이용객 감소는 항공기 탑승률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8월 김해공항 일본 노선 별 탑승률에 따르면 도쿄(나리타ㆍ하네다)는 76.9%를 기록했고, 나고야 69%, 후쿠오카 65.9%, 오사카 61%, 삿포로 49.5%, 기타큐슈 45.2%, 오키나와 39.3%를 기록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던 일본 지방 소도시 노선 탑승률의 하락 폭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관계자는 "업무상 일본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탑승률이 90% 이상 기록하던 도쿄 노선마저 70%로 떨어졌다"며 "많은 노선의 탑승률이 50%에 미치지 못하고, 추석 연휴 기간에도 예약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승객 감소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비롯한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이스타, 에어부산 등 국내 대부분의 항공사가 일본행 항공편 축소를 시작하고 있다. 일본계 대표적 저비용 항공사인 피치항공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노선 일부를 축소하고 나섰다.
여행사 한 관계자는 “TV나 신문, 인터넷 등 모든 매체에서 일본 여행 상품에 대한 광고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고, 대신 동남아 등지의 여행 상품이 인기”라며 “수요가 줄어든 만큼 일본을 오가는 항공기 노선도 잇따라 줄어 들고 있다”고 말했다.
바닷길 이용객 감소는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 등에 따른 여파로 일본 여행이 줄어 한일 항로 정기여객선 승객이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올 8월은 70% 가까이 줄었다.
부산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7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일본 대마도,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를 오간 승객은 11만3,4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만4,600여명에 비해 53.7% 줄었다. 7월 7만1,140여명이던 승객은 8월 4만2,250여명으로 감소했다. 8월 승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항로 별로는 한국인 승객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마도의 감소율이 가장 높아 8월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79.6%나 줄었다. 상황이 이렇자 대마도 이즈하라 항로를 다니던 여객선들이 지난달 모두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 달부터는 히타카쓰 노선도 격일제 운항되고 있다.
한일관계가 악화 전 부산∼대마도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은 하루 6척이었지만 지금은 히타카쓰에 기항했다가 후쿠오카로 가는 일본 선박을 포함해 하루 2척만 남게 됐다.
항만 업계 관계자는 “승객 수가 줄어 운항 선박이 줄고, 선박이 줄어 승객이 더 줄어 드는 악순환의 연속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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