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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파인더] 한영외고 졸업생들 “교사가 만든 인턴십? 처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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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파인더] 한영외고 졸업생들 “교사가 만든 인턴십? 처음 듣는다”

입력
2019.09.03 18:27
수정
2019.09.04 00:3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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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코디’가 학교 왔을 가능성… 학교 측 “담당자 퇴직” 모르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오대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오대근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한영외고 시절 딸(28)의 인턴 품앗이 의혹에 대해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학부형 참여 인턴십은 나나 내 배우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재학 중인 고등학교의 담당 선생님이 만들고 그 프로그램에 아이가 참여한 것”이라 반박했다. 인턴십 참가가 금수저로서의 혜택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되, 관련 의혹은 모두 부인한 것이다. 딸을 제1저자로 한 논문을 내놔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장영표 단국대 교수가 ‘아내들끼리 연락해 조 후보자의 딸이 내게 와서 인턴을 했다’고 해명한 내용까지도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3일 취재에 응한 한영외고 당시 재학생들은 ‘교사가 운영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의 존재’에 대해 몰랐다는 증언을 내놨다. 조 후보자 딸과 같은 학년에서 다녔던 졸업생 A씨는 “학교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내용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국제반 후배인 B씨도 “교사가 나서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3년 후배인 C씨도 “진로 지도는 선생님들이 하지만, 학교 주도로 만드는 인턴십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도 인턴십의 핵심으로 “부모의 영향”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당시 대개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부모들이 주축이 돼 외부 전문가를 끌어오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얘기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조 후보자 딸이 속한 국제반은 미국 주요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대학과목 선이수시험(AP)이나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준비 등을 돕는 외부 ‘코디’가 학교로 왔을 수 있다”며 “다만 코디가 가진 인맥으로 대학 교수와 연계해 논문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니 부모들의 네트워크가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입시 컨설팅 학원 관계자도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부모들을 한데 모아 인턴십을 품앗이로 연결하는 게 유행했다”며 “소위 좋은 집안 부모들이 아이들을 한데 모아 ‘스터디 조장’처럼 프로그램을 짜줬다”고 말했다.

2007년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앞두고 교육부는 2006년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영역 기재 매뉴얼’을 마련했다. 여기엔 학부모의 직업 등과 관련된 ‘재능연계 프로그램’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시 매뉴얼을 보면 ‘모 대학 물리학과 아카데미 참여’ ‘모 학회 참여’ ‘모 법무법인 참관과 업무보조’ 등을 예로 들고 있다”며 “인턴십이란 말 자체는 없지만 조 후보자의 경우도 학부모 재능연계 프로그램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영외고 측은 당시 인턴십 담당을 학교 교사가 했는지, 외부 전문가가 담당했는지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었다. 학교 측은 “기록 보존 기간이 지나 관련 자료가 없고, 당시 업무를 맡았던 교직원도 퇴직해 답변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교육부 역시 “학교 자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일일이 보고받지 않기에 당시 상황을 알아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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