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링링’이 7일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과거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루사’와 ‘매미’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두 태풍은 링링처럼 가을에 찾아왔다는 공통점이 있어 ‘9월 태풍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 역사상 역대급 피해를 줬던 태풍 2대장’, ‘21세기 한국에 피해 준 태풍 탑2’라는 등의 제목으로 루사와 매미를 소개한 글이 확산하고 있다. 글을 올린 누리꾼(리****)은 “2000년대 초반 한국을 강타한 태풍으로 열돔 현상에 소멸되는 요즘 태풍과는 차원이 달랐다”며 “(링링이) 저 둘을 넘는 강도라면 국가적 재난이 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904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가장 큰 재산피해를 준 태풍은 ‘루사’다. 루사는 2002년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한반도를 강타해 인명(사망ㆍ실종) 246명, 재산 5조1,479억원의 피해를 남겼다. 루사는 가장 많은 비를 뿌린 태풍으로도 기록됐다. 강릉은 그 해 8월 31일 870.5㎜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하루 최다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매미는 2003년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가장 강한 바람을 몰고 왔다. 9월 12일 당시 제주도 동쪽 해상을 통과하면서 순간 최대풍속이 초당 60m에 달해 기상 관측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산항에서 대형 크레인 11대를 줄줄이 쓰러뜨리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매미는 131명의 인명피해와 4조2,225억원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추석을 앞두고 북상하는 가을 태풍에 온라인에는 농가 피해나 귀향길을 걱정하는 의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한 해 농사 마무리가 코 앞인데 농가들이 걱정”(n****)이라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일요일에 벌초 갈 일이 걱정”(똘****)이라는 글을 남겼다.
링링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약 550㎞ 해상에서 시속 19㎞의 속도로 북쪽으로 이동 중이다. 태풍은 5일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370㎞ 해상, 6일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약 190㎞ 해상을 거쳐 7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동쪽 약 230㎞ 육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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