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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리용호, 북미 협상 앞두고 북중정상회담 사전조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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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리용호, 북미 협상 앞두고 북중정상회담 사전조율하나

입력
2019.09.03 17:41
수정
2019.09.03 22: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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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왕이 맞은 리용호 “홍콩에 외부세력 간섭 안 돼”

북중 외교수장 평양서 회담, 밀월 과시

리용호(오른쪽 두 번째) 북한 외무상이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한을 방문한 왕이(왼쪽 두 번째)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리용호(오른쪽 두 번째) 북한 외무상이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한을 방문한 왕이(왼쪽 두 번째)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북한과 중국 외교수장이 평양에서 회담을 갖고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은 최근 홍콩의 송환법 반대시위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두둔하고 나서 밀월관계를 과시했다. 일각에선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중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사전 의견 조율을 위해 만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북중 우호 관계와 더불어 북미 회담 재개 및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회담에서 북중 양측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고 최신 상황을 서로 교환했다”면서 “상호 긴밀한 의사 소통을 유지해 지역의 평화와 수호를 위해 더 큰 공헌을 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양측 외교수장은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점과 올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성과를 언급하면서 친근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위원은 “북중 우호 협력 관계를 잘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며 “새로운 기점에 선 북중 관계는 더욱 왕성한 생명력을 보이면서 더 밝을 미래를 맞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례 방북과 최근 시 주석의 방북을 거론하며 “북중 우호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당과 국가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성대히 축하해 새로운 시대의 북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왕 위원은 회담에서 리 외무상에게 홍콩 정세와 그에 대한 중국의 입장 및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리 외무상은 홍콩은 중국의 홍콩으로, 외부 세력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 입장을 강력히 지지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왕 위원의 방북 소식만 간단히 언급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정부가 왕 위원을 환영해 2일 저녁 만수대 의사당에서 연회를 마련했다”며 리 외무상과 주조선(북한) 중국특명전권대사 리진군, 주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초대됐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왕 위원을 영접하는 북한 외무성 직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1장을 공개하며 짧게 소개했다.

일각에선 두 외교 수장의 만남이 북미 실무협상을 위한 사전조율 차원이라고 분석한다. 왕 위원이 지난해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난 직후 김 위원장이 중국 다롄(大連)을 찾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기 때문이다. 올 6월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한 답방 형태로 북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두 정상이 향후 북미 실무협상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란 얘기다. 왕 위원의 김 위원장 접견 여부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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