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2억달러(약 2,431억원)를 투자해 미국에 두 번째 라면 공장을 짓는다. 예정대로 오는 2021년 새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농심은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 현재의 2배가 넘는 6억달러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코로나를 제2공장 부지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첫 번째 공장(LA공장)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 지역과 약 40㎞ 떨어진 곳이다. 농심 관계자는 “생산 원료 수급과 물류의 효율성, 공장 간 협업을 고려했고, 서부 지역이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 시장 공급에 유리하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부지 규모는 15만4,000㎡(약 4만6,500평)로 기존 LA공장의 3배다.
제2공장에는 총 4개의 라면 생산라인이 설치된다. 유탕면(기름에 튀긴 라면) 2개(봉지, 용기)와 건면(튀기지 않고 건조한 라면), 생면(튀기지도 말리지도 않은 면) 라인이다. 농심이 해외에 건면과 생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건 이곳이 처음이다. 농심의 해외 라면 공장은 미국 이외에 중국 상하이(上海)와 선양(瀋陽)에 있다.
미국은 라면 수요가 다양한 데다 최근 건강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건면과 생면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현재 농심은 건면과 생면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선박에 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제2공장을 통해 현지 생산이 가능해지면 물류 비용이 크게 줄어들 뿐 아니라 수요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동부 지역으로의 공급도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2015년 이후 미주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한국 식품기업 최초로 미국 내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했고, 지난해엔 2억2,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빠른 성장으로 LA공장 생산량이 포화 상태가 돼 안정적인 공급과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또 다른 생산기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농심은 제2공장 설립으로 미국을 발판 삼아 캐나다, 멕시코로 진출을 확대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서부는 생산기지, 동부는 물류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현재 동부인 시카고와 뉴저지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오는 10월부터는 댈러스에도 새로운 물류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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