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불법도박] <하> 도박업자 앱 개발 황금시장 쟁탈전…학교 교육당국 경찰도 뒷짐
최근 대구 고교생을 중심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는 휴대전화 불법 도박의 종류.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2017년까지 휴대폰 불법 도박장을 운영했던 조영호(51ᆞ가명)씨가 최근 휴대폰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파워볼’ 게임을 직접 기자에게 보여줬다. 원통에서 무작위로 나오는 5개의 공 중 마지막 숫자의 홀짝을 맞추는 게임이었다. 그는 4만원을 걸고 짝을 선택했고, 마지막 숫자가 6이 나오면서 돈을 땄다. 조씨가 메시지로 환전을 요구하자 10분도 되지 않아 수수료 7%를 제외한 7만7,200원이 입금됐다. 조씨는 “10분 만에 4만원을 벌었는데, 학생들이 빠져들기 딱 좋다”고 말했다.

청소년 온라인 불법 도박이 학교를 휩쓸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학생들이 단체로 게임 정보를 얻고 빠져들기에 학교만큼 좋은 장소는 없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도박장은 옛날 얘기다. 휴대폰 도박 종류가 200개가 넘고, 앱을 깔면 24시간 도박장이 굴러간다.

조씨는 “곪을 대로 곪아 터지기 직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도박이 최근 가장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학교는 불법 도박이 침투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입니다. 바다이야기만 하더라도 사람들을 끌어모으려고 기를 썼지만, 청소년들은 한 두 명만 빠져들면 교실과 학교 전체가 순식간에 도박판이 됩니다.”

학교와 교육당국이 수수방관하는 것도 불법도박 운영자에게는 더 없이 고마운 상황이다. 학교는 그들에게 ‘황금어장’으로 통하고 있다. 도박 관계자는 “학생 도박은 박리다매 형태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성인 도박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시장”이라며 “교육당국이 손 놓고 있는 동안 도박업자들끼리 황금어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박업자들은 이를 위해 학생을 타킷으로 한 도박 프로그램을 개발해 앱으로 퍼뜨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한 도박 프로그램 관계자는 “도박 운영자들이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보다 쉽고 빠르게 접속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안달이 났다”며 “IT 강국이 학교에서 역효과가 났다”고 혀를 찼다.

청소년 도박판이 커지면서 부가 시장도 생겼다. 적립금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평균 7%의 수수료는 도박 인원을 모으는 중개사무실에서 가져가고 있다. 중개사무실 한 곳의 게임 판 돈이 하루 3,000만원이면 210만원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고리 사채업자들도 물 만났다. 그들은 주로 구글이나 인스타를 통해 급전을 빌려준다. 돈을 갚지 못하면 부모들이 대신 갚아주기 때문에 회수율이 매우 높다. 경찰에서도 청소년 관련 문제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 관계자는 "학생 도박은 학교 측의 예방교육이 가장 중요하며 피해를 입은 후에는 집중적인 상담이 뒤따라야 한다”며 “1336번으로 전화하면 24시간 도박문제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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