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음반 초동의 기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수 백현, 강다니엘에 이어 그룹 엑스원(X1)이 새롭게 정상을 찍었다.
엑스원은 지난달 27일 발매한 데뷔 앨범 '비상 : 퀀텀 리프(QUANTUM LEAP)'의 초동(발매 후 일주일 간 음반 판매량)을 52만 4천 장으로 마무리했다. 이는 올해 발매된 전체 음반 중 방탄소년단의 '맵 오브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에 이은 2위의 초동이자, 솔로 및 유닛을 포함한 역대 데뷔 팀 중 가장 높은 초동 기록이다.
52만 장이면 충분히 독보적인 1위로 느껴질 법 한 수치지만, 올해의 음반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데뷔 팀 초동 1위의 왕좌는 지난 2개월 새 총 3번이나 바뀌었다.
백현은 지난 7월 10일 발매한 첫 솔로앨범 '시티 라이츠(City Lights)'로 38만 장의 판매고를, 강다니엘은 같은 달 29일 발매한 솔로 데뷔 앨범 '컬러 온 미(color on me)'로 46만 6천 장의 판매고를 각각 기록했다. 이들에 이어 엑스원은 데뷔 팀 최초로 초동 기간 내 하프 밀리언셀러를 찍으며 올 여름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음반 시장을 만들었다.
음반 파워의 가장 대표적인 원동력은 팬이다. 엑소 백현, 워너원으로 활동했던 강다니엘, Mnet '프로듀스X101' 데뷔조 엑스원의 역대급 기록에도 팬덤이 함께 했다.
특히 백현, 강다니엘, 엑스원의 경우, 팬들이 더 뭉칠 수 있게 한 계기가 있었다. 먼저 백현은 엑소로 데뷔한지 7년 만에 솔로 데뷔를 하게 돼 큰 관심을 받았다. 강다니엘은 워너원 활동 종료 이후 LM엔터테인먼트와의 분쟁으로 인해 더 오랜 준비 기간이 걸렸다. 엑스원은 '프로듀스X101' 조작 논란으로 앨범 준비 중 부정적인 시선과 싸워야 했다.
이런 시간들의 공통점은 기다림이다. 팬들에게도 기다림의 시간이었다는 건 가수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쇼케이스 당시 백현은 "팬 여러분들이 정말 많이 기다려주신 만큼, 심사숙고해서 준비했다"고, 강다니엘은 "공백기가 너무 길어져서 팬 분들께 죄송했다. 그런데도 저를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면서 좋은 활동을 약속했다.
엑스원 또한 간접적으로나마 "저희가 이번 앨범을 열심히 준비한 이유도 저희를 위해 기다려주신 팬 분들 때문"이라고 조작 논란에 임하는 자세를 언급한 바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비교적 짧거나 제한된 활동이다. 백현은 7월 중순 열린 엑소의 완전체 콘서트 준비로 인해 '시티 라이츠' 음악 방송 활동을 1주만 진행했다. 강다니엘은 음악 방송이 아닌 자체 콘텐츠나 해외 팬미팅으로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엑스원은 데뷔 첫 주 지상파 음악 방송에 출연하지 못했고, 방송 활동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다.
이에 대해 한 가요 관계자는 "모든 음악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는 데에는 각 기획사의 사정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팬들을 똘똘 뭉치게 한 것 같다. 음악 방송에 출연은 못 해도 음반 성적으로 인해 마지막에 1위로는 언급되지 않겠나. 백현, 강다니엘, 엑스원 모두 막강한 팬덤을 갖고 있고, 그 힘을 너무나 잘 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백현, 강다니엘, 엑스원의 파워는 음악 방송이 아니라도 충분히 확인됐다. 올 여름 음반 시장을 이끈 세 팀의 다양한 활동이 기다려지는 것도 이런 파워 덕분이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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