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일관” 질타 속 “진정성 보였다” 긍정론 격돌
이례적인 기자간담회 후 지지 여부 따른 온도차 심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2일 국회 기자간담회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야권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한 정치 쇼”라고 평가절하한 반면, 여권에서는 “논란을 정리하는 계기”라고 호평했다. 간담회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도 부정과 긍정으로 나뉘었다. 조 후보자가 11시간 가까이 전례 없는 대국민 소명에 나섰음에도 지지 여부에 따른 온도 차가 오히려 더 극심해지는 모양새다.
조 후보자는 2일 오후 3시30분부터 익일 오전 2시16분까지 10시간46분 동안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조 후보자는 100여건의 질의를 통해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대학 입시, 대학원 및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가족 펀드 등 의혹에 차례로 답하며 적극 해명했다. 다만 논란이 된 질문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답을 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간담회가 끝나자 야당을 중심으로 주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후보자는 장황한 변명, 기만, 감성팔이를 반복하며 무너져 내릴 만리장성을 쌓았다”면서 “공정과 정의를 바로잡을 법무장관 후보의 최후 몸부림”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는 어제 ‘몰랐다’, ‘관여한 적 없다’, ‘법적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셀프 해명 쇼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여당과 청와대는 의혹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적잖은 의혹이 해소됐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민이 느끼는 허탈감에 대해서 진지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했고, 주변인을 둘러싼 의혹에 솔직하고 소상하게 해명했다”고 호평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가 본인의 일과 주변의 일, 또는 사실과 의혹 이런 것을 구분 지어서 최근에 있었던 논란에 대해 정리를 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이번 간담회를 지켜본 시민들이 전날부터 이날까지 남긴 게시물의 반응도 정치권의 기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초 비판 여론이 강했던 20~30대층에서는 ‘의혹 투성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뚜렷한 근거 없이 감정해만 호소했다는 것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목****)는 “아무리 의혹을 제기해도 자기 주장과 감정몰이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억울하다는 호소뿐인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이용자(오****)는 “한 마디로 다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라며 “죄송하다고 하지만 책임지겠다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지지층을 중심으로는 조국 후보의 ‘완승’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들은 SNS 등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응원에 나서고 있다. 한 네티즌(콩****)은 “기자회견을 통해 조국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고 야당에서 왜 조국을 견제하는 지 알 수 있었다”면서 “기자회견은 조국의 완전한 승리였고 반드시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지지자임을 밝힌 한 트위터 사용자(dl****)는 “본인과 관련된 기관들을 다 조사하고 검찰 조사를 떳떳하게 받겠다고 하는 부분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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