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구청장 “시대적 사명 거스르는 참으로 한심한 발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광주일고 정권’ 발언에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열린 부산 장외집회에서 “서울의 구청장 25명 가운데 24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 이 중 20명이 광주ㆍ전남ㆍ전북 출신이다. 이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발언했다.
김 구청장은 3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5개 서울시 구청장은 철저한 검증을 거치고 또 경선을 통해서 선출된 지역주민들이 선택한 직선 구청장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가 임명하고 하는 게 아닌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왔는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서울시민의 민의를 무시하고 또 국민통합을 해야 된다는 시대적 사명에도 거스르는 참으로 한심한 발언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구민들이 선거로 뽑는 구청장을 정권이 임명한 것처럼 전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말이다.
나 원내대표가 광주일고라는 특정 고교를 지목한 것을 두고 김 구청장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저도 모르겠다”며 “이게 바로 지역감정 부추기는 말이지 않는가 참 부적절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가 굳이 부산에서 광주일고 발언을 한 것은 지역 감정을 조장하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 구청장은 “선출된 과정이나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분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일부러 한 얘기다. 지역감정의 고질적인 문제 좀 수그러드나 했는데 야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그렇게 했을 때 실망감이 너무 크고 어떻게 저럴 수 있는가, 우리 국민 수준도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인들 아닌가 할 정도로 저는 분개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지역 감정 조장 논란이 일자 1일 “탕평인사는 어느 정부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협의회 명의로 나 원내대표 발언을 규탄하고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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