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문제에 자세 낮춰…“딸 아닌 저를 비난해 달라” 눈물 글썽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해명의 장이 된 기자간담회에서 유독 ‘공정’ 문제에 대해 바짝 몸을 낮췄다. ‘부의 불평등’ 문제에 소홀했다며 “내가 야당 의원이었다면 나를 반대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모펀드와 딸 입시 논란이 공정성 문제로 불거지자 비난 여론을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청년층 민심을 달래는 데 집중했다. 또 딸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데 대해 “딸이 아닌 저를 비난해 달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이 야당에 속했다면 본인과 같은 의혹이 있는 후보자를 찬성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말씀 드리면 우리나라 정치 구조 하에서 (내가) 야당이었다면 반대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 야당이 저를 반대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부의 불평등 문제와 부익부 빈익빈, 사회ㆍ경제민주화 문제에 대해 불철저했다”며 “정치적 민주화와 권력기관 개혁에만 매진해 왔고 제가 하고 싶은 일만 관심을 가졌다. 이번 검증에서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자신이 ‘강남좌파’, ‘금수저’로 불리는 데 대해선 “금수저면 항상 보수로 살아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딸 장학금 수령 문제에 대해 “장학금과 사모펀드 문제는 함께 일괄적으로 정리해 흙수저 청년과 저소독층 아동을 위해 쓰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바로 “저는 통상적 기준으로 금수저가 맞다”며 “금수저이고 강남에 살아도 우리 사회가 보다 나아지길 바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딸에 대한 공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애비’, ‘딸 아이’란 표현을 반복하며 ‘아버지 조국’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조 후보자는 ‘가족의 행위가 위법으로 드러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답하면서 “딸 아이 관련이면 너무 힘들다. 밤 10시에 남자 기자들이 딸의 집 문을 두들기는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제 집 앞은 괜찮은데 딸 아이 혼자 사는 집 앞에는 가지 말아달라. 제 아이가 안에서 벌벌 떨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한 조 후보자는 “감정적으로 욱해서 미안하다. 매일 딸의 전화를 받다 보니 억눌려 있던 게 감정적으로 흔들렸다”고 사과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고급 스포츠카, 여배우 스폰서, 아버지 묘비 훼손 등 일부 의혹이 제기된 과정을 거론하며 본인이 ‘피해자’란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허위사실이 아주 많은데 딱 하나만 잡자면 내가 어떤 여배우의 스폰서란 것, 내 딸이 포르셰를 타고 다닌다, 이런 건 어떡하란 거냐”며 “명백한 허위사실인 걸 알면서도 고의로 공격하고 비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아버지 묘비 훼손에 대해선 “우리 아버님을 밟고 묘비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안타깝다. 제가 불효자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김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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