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장관 청문회도 ‘조국 딸 논문’ 불똥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최 후보자가 굳은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미혼인 조 후보자에 ‘국가를 위해 출산 의무를 다하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논란은 정 의원이 “아직 결혼 안 하셨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는 출산율이다. 정말 훌륭한 분이 그걸(출산) 갖췄으면 100점짜리 후보자라 생각한다. 본인 출세도 좋지만,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달라”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조 후보자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인사청문회 자리는 후보자의 자질,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전혀 관계없는 후보자 개인의 특성을 거론하거나 사회적 합의가 없는 결혼, 출산 같은 부분을 특정 공직자에 적용하는 듯한 발언에 유감”며 “과연 후보자가 남성이었으면 이런 발언이 나왔겠느냐”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출산율 문제가 심각해 애드리브로 얘기한 것이고 후보자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다. 사과한다”며 꼬리를 내렸고, 조 후보자는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하며 일단락 됐다.

한편 이날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논문 저자 등재 논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지난 40년간 과학기술계에 몸담은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끌어내려는 시도가 이어졌으나, 최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에 관한 언급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즉답을 피했다.

정책적 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질문들은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주목 받고 있는 기초과학에 대한 중요성과 관련 연구 및 인재 육성 방안 등이 주를 이뤘다. 국가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과기정통부 장관 자격을 검증하는 자리인 만큼 R&D 집행 투명성과 효율성,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개발 계획 수립 등에 대한 주문이 이어졌다.

청문회 시작 직후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딸이 2주 동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뒤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가능한 일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연구비리, 부정행위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최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와 연관된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연구윤리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지켜야 하며, 만약 객관적으로 살펴봤을 때 문제가 생기면 철저히 제재하고 처벌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무역 보복과 관련해서 그는 “우리 강점은 5G와 메모리 반도체”라며 “이 강점을 활용하면 네트워크와 반도체 기술로 AI 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일본과 기술 격차가 길게는 5년, 짧게는 1년 이내인 분야도 있다”며 “격차가 짧은 분야는 수입 다변화를 앞당기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빨리 산업과 연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 탈원전 지지 교수들의 ‘탈핵 선언’에 최 후보자가 동참했다는 야당의 우려에 대해서는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차원이었으며, 원전 기술은 중요하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하면서 기술개발과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원전이 위험성은 내포하고 있다. 한번 사고가 나면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고도 답변했다.

최 후보자는 도덕성, 정치적 성향과 관련한 질문에는 비교적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거주 중인 모친이 기초연금을 수령한 문제에 대해 그는 “기초연금을 신청한 건 생각이 짧았고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이 후보자와 배우자의 기부내역과 사회활동 참여가 대부분 진보적 정치 성향과 관련됐다며 편향성을 지적하자 “정치적 의미를 고려한 활동이 아니었으며 편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아내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수십 조원 예산을 관리하겠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아내를 관리 대상으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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