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브랜드 K’ 론칭… 민간 아닌 정부 차원서 직접 운영, 관리
스위스 라벨, 이탈리아의 프리막스, 미국의 썬키스트, 뉴질랜드 제스프리.
해외에서 중소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스위스의 국기 디자인을 활용한 이른바 ‘스위스 라벨’이 붙은 제품은 약 20% 이상 가격이 높다. 1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칼 전문 브랜드 ‘빅토리녹스’가 대표적이다. ‘빅토리녹스’와 같이 엄격한 관리 규정을 통과한 900여개의 중소기업 제품에 ‘스위스 라벨’이 붙는다.
이탈리아 북부 프리마나 지역의 300년 이상 된 가위ㆍ칼 제조업체들의 모임에서 시작된 ‘프리막스’,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의 6,000여개 농가로 이뤄진 조합인 ‘썬키스트’, 뉴질랜드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대표적인 공동브랜드다.
한국도 정부가 직접 나서 국가대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육성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일 태국 방콕에서 ‘브랜드 K’ 소개 행사를 열었다.
‘브랜드 K’는 혁신적인 제품을 가졌으면서도 인지도가 낮아 자체적으로 해외수출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중기부에서 만든 브랜드다.
중기부는 지난 7월부터 중소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유통 상품기획자(MD)와 브랜드전문가, 제품 품질ㆍ성능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거쳐 뷰티(9), 생활(7), 주방(6), 식품(5), 전자기기(5), 조명기구(2), 기타(5) 등의 분야에서 39개 업체를 선정해 이 중 일부를 이날 태국에서 소개했다. 중기부 판로정책과 관계자는 “디자인과 기술면에서 혁신적인지, 기업의 비전과 철학이 건전하고 잠재력이 있는지를 우선 가치로 두고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중소기업의 공동브랜드를 만들려는 노력은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7년 10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브랜드 인식조사’를 했는데 이 중 98%가 ‘기업을 성장시키는데 브랜드가 필요하다’면서도 83%는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아 영업활동에 제약한계를 느꼈다’고 답했다.
이에 정부는 개별 중소기업이 모여 만드는 공동브랜드의 개발과 홍보비용을 지원했지만 운영이 체계적이지 못한 탓에 번번이 실패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한국 중소기업의 공동브랜드는 1만2,000개가 넘지만 일반인들이 아는 브랜드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중기부는 “‘브랜드K’는 과거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정부가 처음으로 직접 나서 민관 합동으로 추진한 사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투명성 확보를 위해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를 주관 기관으로 해 객관적인 운영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브랜드 K’ 소개 행사는 ‘K팝 쇼’ 형태로 화려하게 진행됐다. 한류의 중심지 태국에서 ‘브랜드 ’K가 K팝처럼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기 바란다는 취지다.
동남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중소기업 혁신제품을 알리는 연설을 하고 가수 에일리 등 한류 스타들의 공연, ‘브랜드 K’ 홍보대사인 전 국가대표 축구스타 박지성의 제품 사용 후기, 박영선 중기부 장관의 제품 소개 등이 이어졌다. 박 장관은 “‘브랜드 K’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혁신 중소기업 제품으로 대한민국이 보장하고 세계인들이 사랑할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후 중기부와 중기유통센터는 ‘브랜드 K’ 제품의 국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동남아 이커머스 1위 업체인 라자다, GS홈쇼핑의 태국 합작사인 트루(True) GS, 한국의 카카오커머스 간 업무협약(MOU)을 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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