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륙복합운송 시장 개척 적극 나서야”
中~유럽 화물열차 7년간 350배 증가
철송장, 온독(on-dock) 체계 전환하고
항만, 대륙철도 연계 전문기업 육성도
한반도종단철도(TKR)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복원 전이라도 부산항의 글로벌 해운네트워크를 활용, 해륙복합운송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 인구ㆍ에너지자원의 약 75%를 차지하는 유라시아 지역 물동량 유치가 그 타깃이다.
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표한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라시아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와 함께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결성, 중국 등 주변국과의 FTA 협정 등 무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철도화물 유치를 위한 보조금 지급 정책 등으로 철도의 운송비용뿐만 아니라 운송시간도 30~50% 정도 단축시키는 등 철도운송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 영향으로 중국~유럽 화물 열차 편수는 2011년 17대에서 지난해 6,000대로 7년간 약 350배 증가했고, 국제철도연합(UIC)은 철송 물량의 급증세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유라시아 대륙철도 연계의 필수조건인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 및 한반도 평화, 협력 분위기 조성으로 철도를 이용한 유라시아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반도종단철도(TKR) 복원이 지연되면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KMI 관계자는 “TKR 복원 때까지 유라시아대륙철도를 연계한 물동량 유치를 미루는 것은 현재 유라시아 철도물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등에게 주도권을 내어줄 뿐만 아니라 향후 TKR이 복원된 후 우리나라 항만에서 대륙철도로 연계되는 물동량까지 빼앗길 위험성이 있다”면서 “TKR 복원 전이라고 부산항 등 우리나라 항만을 통해 러시아, 중국 항만으로 해상운송 후 대륙철도를 연계하는 해륙복합운송으로 유라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KMI가 실무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에서 유럽으로 가거나 중국에서 러시아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물량의 20~30% 정도가 우리나라 항만을 통해 러시아, 중국 철도와 복합 운송돼 유럽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문제점도 많다. 우선 항만과 철송장이 분리 운영되고 있어 해륙복합운송으로 연계하는데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또 대륙철도 이용 시 중국, 러시아 등 국가 간 상이한 철도시스템으로 환적이 불가피해 운송 지연이 발생하고, 통관서류의 복잡성과 자국화물 우선발차, 성수기 화차부족 등으로 인한 정시성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 등이 야기된다.
이에 대해 KMI 측은 “국내 항만과 철도의 연결성 강화를 위해 철송장을 온독(on-dock)체계로 전환하고, 철송장에 충분한 컨테이너 장치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중국, 러시아 등의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화물의 정시출발이 가능하도록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국내에 항만과 대륙철도 연계를 전문으로 하는 국제복합운송인과 대형복합물류기업 육성 및 지원체계를 갖춘 항만도시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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