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28)씨를 의학논문 제1저자에 등재해준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 장모(28)씨가 고교 시절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와 장씨는 한영외고 동기여서 학부모였던 조 후보자와 장 교수가 이른바 ‘경력(스펙) 품앗이’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씨는 2009년 5월 2주간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다고 생활기록부에 기재했다. 장씨 역시 유사한 시기에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 후보자는 공익인권법센터 참여 교수 중 한 명이었고 센터장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고 있었다. 장씨는 인턴십 프로그램이 끝난 뒤 이듬해 미국 듀크대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조씨와 함께 서울대에서 인턴을 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장 교수가 고교생이던 조씨를 논문 제1저자에 등재해준 직후였다. 조씨는 2007년 7~8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했고, 조씨가 참여한 논문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정식 게재됐다. 장 교수는 그간 언론 인터뷰에서 고교생 조씨를 제1저자에 올린 이유로 “논문 작성에 열심히 참여했다”라는 취지로 해명해 왔으나 일부 인터뷰에서는 “학부모 모임에서 조 후보자를 한두 번 봤을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장 교수와 조 후보자 가족이 자녀들의 인턴 프로그램 참가와 논문 제1저자라는 스펙을 서로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대 측은 공익인권법센터에 고교생 대상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어 조씨와 장씨가 어떤 경위로 인턴에 선발됐는지를 둘러싼 의혹도 확산되고 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대는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이래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교수 연구실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자체적으로 운영됐을 가능성이 있어 조 후보자가 딸과 장씨의 인턴십 활동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 “당시 따로 고교생 인턴 채용 공고를 내지 않았고 교수들이 알음알음으로 학생들을 데려왔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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