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선호(29)씨가 미국에서 구입한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다가 세관에 적발돼 검찰로 넘겨졌다. SK그룹, 현대 등 해외 유학파 출신 재벌가 3세들의 잇따른 마약 일탈이 터져나오면서 가뜩이나 곱지 않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 김호삼)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미국에서 구입한 전자담배용 액상 대마 카트리지 20여개를 위탁수하물에 숨겨 전날 오전 4시 55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몰래 들여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항세관은 지난달 31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공항을 떠나 전날 귀국한 이씨의 수하물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마약 밀반입을 적발한 뒤 그의 신병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마약 밀반입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귀가 조치했다. 이씨는 검찰에 신병이 넘겨진 뒤 실시된 소변 간이시약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는 검찰에서 대마 흡입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씨는 CJ그룹의 승계권을 이을 차기 회장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이어서 그룹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한 이씨는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최근 식품전략기획1팀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권 승계수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마약에 연루된 이씨의 경영권 승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씨가 밀반입하려던 액상 대마 카트리지는 앞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SK그룹과 현대가 등 재벌가 3세들이 상습 흡입한 마약과 같은 종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 손자이자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인 최모(31)씨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손자이자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의 아들 정모(28)씨는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징역형을 구형 받았다. 이씨와 최씨, 정씨는 모두 미국에서 유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중”이라며 “자세한 것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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