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교수, 주최 측에 항의…“욱일기 전 세계서 사라지는 그날까지”
세계 4대 테니스대회 중 하나인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욱일기 응원’이 펼쳐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에 앞장 서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주최 측에 항의했다고 2일 밝혔다.
서 교수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욱일기 응원은 지난 8월 말 US오픈 테니스대회 제1라운드 아르헨티나 선수와 일본 선수의 경기에서, 일본 측 관중이 경기장에 (욱일기를) 버젓이 매달아 놓고 응원을 펼쳤던 것”이라며 “이에 대해 욱일기가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려줌과 동시에, 유튜브 영상에서 어서 빨리 욱일기를 없애라는 내용의 항의 메일을 오늘 새벽 주최측에 보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한 네티즌의 제보가 있었고, US오픈 공식 유튜브 채널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욱일기 응원을) 정확히 확인 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서 교수는 이어 “향후 다시는 이런 욱일기 응원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전했으며, 지난 2017년 AFC챔피언스리그 예선 경기에서 일본 팬들이 욱일기 응원을 펼쳐 AFC로부터 벌금 1만5,000 달러의 징계를 받은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욱일기 응원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제1라운드 니시코리 케이(일본)와 마르코 트룬겔리티(아르헨티나) 선수 경기에 등장했다. 일본 측 관중은 욱일기를 경기장 한쪽에 걸어놓고 선수를 응원했다.
서 교수는 “일본 관중들이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에서 이런 욱일기 응원을 계속 펼치는 것은 일본 내에서 욱일기에 관련한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지 못해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일본 팀 예선전에서도 관중석에서 욱일기 응원이 펼쳐졌는데, 오히려 이런 세계적인 공식 대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큰 논란으로 만들어, 전 세계인들에게 욱일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더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만드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며 “아무쪼록 욱일기가 전 세계에서 사라지는 그 날까지 끝까지 한번 싸워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군 상징인 욱일기는 1945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사용이 금지됐지만 일본 해상자위대와 육상자위대는 1950년대 이후 욱일기를 군기로 채택해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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