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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美, 기싸움 접고 비핵화 실무협상 위한 신뢰 회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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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美, 기싸움 접고 비핵화 실무협상 위한 신뢰 회복하길

입력
2019.09.02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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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딜’ 당시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하노이 노딜’ 당시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지 열흘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까지 진전된 소식이 없다. 미국은 여전히 대북 제재를 강조하고 있고, 북한은 대화 국면 재검토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 비핵화의 물꼬가 막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미 양국은 소모적인 기싸움을 접고 상호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하루빨리 실무협상에 나서기 바란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31일 담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나흘 전 북한을 향해 불량행동 운운한 점을 거론하며 “도를 넘은 발언이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대미 협상 실무책임자인 그는 특히 “대화에 대한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우에 따라 중ㆍ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하지만 최 부상의 담화 직전 미국 재무부는 해상에서 북한의 정제유 불법 환적을 도운 혐의로 대만인 2명과 대만ㆍ홍콩 해운사 3곳을 대북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대북 협상 파트너인 국무부와는 다른 입장에서 기존 대북 제재 관련 국내법을 집행한 것이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이달 말 유엔총회 불참 통보까지 감안하면 북미 간 대립 수위는 점차 높아지는 양상이다. 물밑 접촉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지만, 상호 비난전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공식적인 실무협상 재개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양측 모두 불필요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상호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북한은 재선 도전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회와 비판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기저에 대북 제재 완화ㆍ해제에 대한 기대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양측 모두 정상 간 실무협상 재개 약속을 이행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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