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연일 장외투쟁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국 이슈’를 계기로 끓어오르기 시작한 반(反) 정부ㆍ여당 기류를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국당은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살리자 대한민국! 文(문)정권 규탄 집회’를 연 데 이어 이튿날에도 서울 사직공원 앞에서 같은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4일 약 3개월 만에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이래 계속 불씨를 살려가고 있는 셈이다.
집회는 사실상 ‘조국 성토장’과 다름 없었다.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31일 집회에서 사퇴하지 않는 조 후보자와 그의 임명을 강행할 듯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맹공을 쏟아냈다. 황 대표는 “문 정부는 한심한 정권, 희한한 정권, 잘못된 정권, 실패한 정권”이라 규정하며 “앞으로 3년이 더 지나면 이 나라는 완전히 망할 것이다. 우리가 일어나 싸우고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관련 고발 사건에 따른 경찰의 출석 요구를 의식한 듯 “저쪽 세력이 이제 총반격을 시작했다. 저와 당 대표를 공격하기 시작했으나 우리는 당당히 맞서겠다”고 했다.
한국당이 추산한 이날 집회 참가자는 약 5만명이다. 한국당은 이번 주말에도 지방 소도시와 서울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당이 최근 다시 장외투쟁에 열을 올리는 데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대여 공세에 힘이 붙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2일 시작되긴 하지만, 국회 일정보다는 여론전에 집중하는 게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가 원외 인사란 점도 한국당이 국회 밖 싸움 강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황 대표는 8일에는 당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가 약 100일 동안 공들인 ‘경제대전환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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