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는 것이 취직하는 것”, “키 큰 여자는 장애”라는 등의 막말을 한 여대 교수를 해임한 것이 정당한 조치였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서울 모 여대 교수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해임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14년부터 이 대학 조교수로 일해 온 A씨는 지난해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 사유로 학교 교원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해임됐다. 대학 측 조사 결과 A씨는 직접 발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그렇게 커서 결혼할 수 있겠냐, 여자가 키 크면 장애다”라거나 “시집가는 게 취직하는 것이다”라는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죽은 딸 팔아 출세했네"라는 말을 하거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못 하는 것을 공약으로 하는 후보는 뽑으면 안 된다”라는 정치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거나 발언했어도 진의를 오해한 것”이라며 “중대 비위나 범죄가 아닌 수업 발언이나 SNS 내용만으로 해임을 한 것은 과도한 징계”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이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은 평소 성차별적 편견에 따른 혐오의 감정을 저속하거나 자극적 표현을 사용해 비방ㆍ폄훼ㆍ조롱ㆍ비하 등의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봤다.
이어 “1ㆍ2학년 학생 146명이 출석을 거부하면서 사퇴를 요구한 점을 고려할 때 A씨가 직무를 계속하면 교수로서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신뢰가 저해될 구체적인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A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 2년 동안 개인적인 혐오 또는 편견을 여과 없이 표현한 것은 구성원에게 정신적ㆍ심리적 고통을 주고 차별과 편견에 동참할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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