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소유주 소환 조사 예정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배회하던 대형견이 가정집에 침입, 70대 여성을 공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 부산경찰청과 부산진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인 31일 오전 부산 동구 한 주택에서 A(78ㆍ여)씨가 침입한 개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A씨는 왼쪽 종아리와 정강이 부위가 각각 2㎝, 4㎝가량 찢어진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A씨를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사고 당일 오전 5시쯤 A씨 아들은 자신이 기르던 진돗개를 데리고 집 근처로 나섰던 산책 도중 일어났다. 산책길에서 갑자기 골목길을 떠돌던 황색 대형견 한 마리가 A씨의 진돗개를 뒤에서 물며 공격하기 시작한 것. 이에 놀란 A씨의 아들은 집안으로 들어갔고, 뒤를 따라 온 대형견이 집 거실까지 들어와 쉬고 있던 A씨를 공격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A씨 남편은 야구방망이로 방어에 나섰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동물용 마취제와 포획망 등으로 대형견을 붙잡았다. 소방 관계자는 “포획된 개는 동물보호단체에 인계했다”면서 “해당 개는 몸길이가 70㎝ 정도 되는 대형견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에선 비교적 깨끗한 몸 상태에 목줄까지 차고 있던 점에 착안, 사고 지역 주변 탐문에 착수했다. 경찰은 결국 이 대형견의 소유주는 인근 주민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피해자 집과 500여m 떨어진 곳에서 사는 대형견 소유주 B(69)씨는 경찰에서 “집 마당에 개를 묶어놓고 키우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없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지금까지 탈출한 적도 없었고, 사람을 문 적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6년 전부터 이 개를 키웠다는 B씨는 “잡종견으로 데려와 정확한 종류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해당 개가 “큰 덩치나 생김새로 봤을 때 도사견이나 핏불테리어 등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핏불테리어는 한국에서 ‘맹견’으로 분류된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핏불테리어는 외출 시 목줄과 입마개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돼있다.
경찰은 B씨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한 뒤 관리 부실이 확인되면 입건할 예정이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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