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31일 경찰의 불허 및 시위 지도부의 취소 통보에도 불구하고 열리고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어 이곳저곳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진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송환법 반대시위 13주차를 맞은 이날 오후부터 시민들은 시위 시작장소인 홍콩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으로 모여 들었다. SCMP는 “검은색 옷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모였고,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며 “최소 수만명의 시위대가 다양한 장소에 운집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기독교 단체 소속 시위대 약 1,000명이 축구장에 운집한 뒤, 홍콩 감리교 교회를 지나 경찰 본부까지 행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경찰은 앞서 이번 주말 집회를 전면 불허한다고 밝혔고, 전날 시위를 주도하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 사무장 등 범민주화 진영 인사들을 무더기 체포했다. 이에 따라 시위 지도부인 민간인권진선 측은 안전을 우려, 이날 집회를 취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날 경찰의 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행진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모든 연령대의 시위대가 완차이 지역의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며 “경찰의 경고에도 불구, 많은 시위자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의 공관을 향해 행진하기 시작했다”고 실시간 속보를 내보냈다. 다만 아직까지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홍콩=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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