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 위험 높여… 여성 비만도 비타민D 결핍 가능성 높여
실내에서 많이 생활하거나, 자외선차단제 사용 등이 늘면서 햇볕을 제대로 쬐지 않아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이 많다. 비타민D는 등푸른 생선, 우유, 동물의 간, 연어, 달걀노른자, 버섯 등에 많지만 필요한 양만큼 섭취하기 쉽지 않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만성피로뿐만 아니라 우울증 골다공증 수면장애 감기 비만 충치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그런데 최근 비타민D가 부족하면 손 저림과 감각, 근력 저하를 일으키는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헌식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교수팀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D와 손목터널증후군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세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Journal of Hand Surgery)에 실었다. 연구팀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2011~2014년 병원을 찾은 135명의 여성 환자(평균연령 56세)와 건강검진을 위해 내원한 여성 135명(평균연령 55세)을 대상으로 비타민D 수치와 손목터널증후군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했다. 그 결과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여성은 정상 그룹보다 손목터널증후군 발병 위험이 2.3배 높았다.
여성은 갱년기 후 손목터널증후군이 더 많아지는데 50세 이상 여성은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 발병 위험이 1.8배 높았다. 50세 미만에서는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영향이 더욱 커 5배 이상 높았다. 또한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손목터널증후군이 더 이른 나이에 발병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의 중요한 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이 좁아진 손목터널로 인해 압박돼 손가락 저림, 감각저하, 근육약화를 초래하는 병으로 손을 많이 사용하면 발생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콩팥병 등과 관련 있지만 대부분 뚜렷한 원인 없이 생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환자가 2013년 16만7,000명에서 2017년 18만명으로 7.4% 늘어났다.
공 교수는 "비타민D는 뼈나 근육뿐 아니라 신경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음식과 일조량으로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우면 영양제를 먹는 게 좋다”고 했다. 비타민D를 생성하려면 날씨가 좋은 날 1주일에 최소 2~3일 창문을 열고 30분 정도 손이나 팔에 햇볕을 쬐면 좋다.
한편, 여성이 비만하면 비타민D이 결핍될 가능성을 4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 척도인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한 여성이 비타민D 결핍 판정을 받을 가능성은 BMI 25 미만 여성보다 4.1배 높았다. 김문찬 울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5년 3월∼2016년 2월 대학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585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비타민 D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남성에선 비만과 비타민D의 상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김 교수팀은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mL 미만이면 비타민 D 결핍으로 분류했다. 여성의 평균 혈중 비타민D 농도는 17.5ng/mL으로, 평균이 이미 결핍 상태였다. 남성의 평균 혈중 비타민D 농도도 20.5ng/mL로, 결핍 상태를 약간 넘기는 데 그쳤다.
허리둘레가 85㎝ 이상인 복부 비만 여성의 비타민 D 결핍 가능성은 85㎝ 미만 여성의 1.8배였다. 체지방률이 30% 이상 여성의 비타민 D 결핍 가능성은 30% 미만 여성의 2.3배에 달했다. 남성에선 BMIㆍ허리둘레ㆍ체지방률이 높아도 비타민 D 결핍이 특별히 높아지지 않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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