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처벌불원 탄원에도 엄벌…“격리 필요”

자신의 어머니와 아내를 마구잡이로 폭행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부장 김병만)은 존속상해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원모(41)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원씨는 지난 6월 14일 0시쯤 모친 A(69)씨와 아내 B(38)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신질환을 앓던 원씨는 아내가 자신에게 수면제를 먹였다는 이유로 다투다 같은 건물에 사는 어머니의 집으로 들어가 옷걸이를 쓰러뜨리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어 어머니를 끌고 집으로 돌아온 원씨는 어머니와 아내를 무릎 꿇게 한 뒤 마구 때렸다.
법원은 어머니가 아들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했음에도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어머니에 대한 범행은 장시간에 걸쳐 잔혹한 방법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은 패륜적 범죄"라며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은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진술 내용과 태도를 보더라도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는지 의문이 든다"며 "평소에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으로 보여 가정으로 돌아가면 재범의 위험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정 기간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씨가 범행 당시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수단·방법과 전후 상황, 피고인의 언행을 비춰볼 때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정신 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어머니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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