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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꿈’… AI 안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와 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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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꿈’… AI 안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와 대화한다

입력
2019.08.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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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애프터ㆍ이터나임 등 망자와 소통하는 ‘봇’ 프로그램 개발 봇물

디지털로 ‘영생‘을 구현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이터나임의 홈페이지.
디지털로 ‘영생‘을 구현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이터나임의 홈페이지.

세상을 떠난 가족과 대화할 날이 올까. 이 영화 같은 일을 이루기 위해 앤드루 캐플런(78)은 요즘 자신의 ‘디지털 아바타’를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캐플런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며 ‘디지털 영생’ 기술로 망자와 대화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가 인생사를 구술하는 동안 목소리가 저장돼 ‘오디오봇’으로 만들어지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인공지능(AI) 비서처럼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캐플런은 이 기술을 통해 자신의 사후에도 자녀들과 대화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가 이 작업을 의뢰한 기업은 히어애프터(HereAfter)다. 회사의 공동설립자인 제임스 블라호스는 자신의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은 후 아버지의 목소리를 녹음했다. 이를 디지털화해 제작한 ‘대드봇(Dadbot)’은 마치 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농담을 하는 것 같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는 단순히 녹음된 목소리를 듣는 프로그램 대신 망자의 목소리와 상호작용하는 듯한 정교한 모델을 만드는 데 도전했다.

WP는 “수십 년간 실리콘밸리의 미래학자들이 인간성(humanity)을 인간의 신체로부터 분리할 방법을 찾아 왔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냉동인간으로 대표되는 ‘영생’에 대한 인류의 도전은 이제 디지털 기술 발달로 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디지털 영생’ 기업 이터나임(Eternime)은 이미 4만 4,000명 이상이 이 ‘불멸’ 프로젝트에 서명했다. 넥톰(Nectome)은 뇌를 백업(저장장치에 보존하는 일)하고 사망한 사람의 의식을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뇌 보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캐플런은 ‘디지털 아바타‘를 통해 여러 세대를 거쳐 가족 간 유대를 이어가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죽은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거나 위안을 얻고 싶은 날이 많았다”며 “(디지털로 목소리를 남기는 작업이) 내 아들과 후손들에게 가치 있기를 원한다”고 WP에 말했다.

WP는 “AI를 통한 영생 프로젝트에서 AI와의 대화가 사람과 나누는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하는 기술은 아직 풀어야 할 과제”라면서도 “남겨진 이들이 가상의 인물과 대화한다는 사실을 잊고, 실제로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착각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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