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최‘경제주권을 말한다’ 토론회 기조연설

”데이터 축적과 분석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일이다. 그래서 데이터는 미래 권력이다.”
30일 한국일보가 주최한 ‘경제주권을 말한다’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누가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는 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구축할 것인지가 미래 경제를 좌우할 것”이라며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세계는 이미 4차 산업 혁명의 패권 전쟁으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1,2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은 영국, 3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은 미국이 쥐었는데, 앞으로 누가 데이터 패권을 쥐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지도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기술 독립이 화두로 떠오른 것에 대해 박 장관은 “기술 자립과 데이터 주권은 별개가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과 제품이 개선되고 서비스와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박 장관은 2000년대 초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아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이 2010년부터 세계 각국이 앞다퉈 투자한 클라우드 산업에선 오히려 뒤처지고 있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다.
다만 그는 구글이 내년 초 한국에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나 미국 항공사 보잉이 항공우주 분야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중기부와 협력하기로 한 걸 예로 들며 “요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3대 핵심 요소로 ‘DNA(데이터ㆍ네크워크ㆍ인공지능)’를 꼽은 박 장관은 “우리나라가 얼마 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라며 “데이터가 심장, 네트워크가 혈관이라면 인공지능은 두뇌에 해당하는데, 데이터를 아무리 축적해도 실어 나를 네트워크가 없으면 인공지능 활용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DNA는 함께 가는 것이고, 중기부는 세계 최강의 ‘DNA’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일본의 경제보복은 단기적으로 우리에게 아프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일본이 악수(惡手)를 뒀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중소기업청이었다가 문재인 정권에서 부로 승격한 중기부가 무슨 역할을 했냐고 국민들이 질문하신다면 ‘4차 산업 혁명 국가의 기반을 깔았다’고 대답해야 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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