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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지도부 체포 작전 나선 홍콩 경찰… 주말 집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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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지도부 체포 작전 나선 홍콩 경찰… 주말 집회 취소

입력
2019.08.30 15:36
수정
2019.08.30 20: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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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혁명’ 주도 조슈아 웡 등 2명… 독립 주장 민족당 창립자도 검거 

 “안전 우려” 집회·행진 계획 취소… 中 관영매체, 진압 훈련 동영상 공개 

30일 홍콩 경찰에 의해 전격 체포된 2014년 홍콩 우산혁명 지도부 일원인 조슈아 웡(왼쪽)과 아그네스 초우. 홍콩=AP 연합뉴스
30일 홍콩 경찰에 의해 전격 체포된 2014년 홍콩 우산혁명 지도부 일원인 조슈아 웡(왼쪽)과 아그네스 초우.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민주화 요구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지도부 체포 작전에 나섰다.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예비검속(범죄 우려 인물을 미리 가둬 놓는 행위)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주말로 예고됐던 홍콩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도 돌연 취소됐다. 시위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31일은 우산혁명을 촉발시켰던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 결정으로부터 딱 5년째 되는 날이다.

홍콩 경찰은 30일 오전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을 체포했다. 30일 데모시스트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용 “조슈아 웡 비서장이 오늘 아침 7시 30분쯤 체포됐다”며 “그는 밝은 시간대에 길거리에서 미니밴에 강제로 밀어 넣어졌으며, 우리 변호사가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웡 비서장은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웡 비서장은 지난 2014년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을 선도했다. 17세의 나이에 하루 최대 5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송환법 완전 철폐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해 왔다.

함께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아그네스 초우도 같은 날 체포됐다고 홍콩 경찰은 밝혔다. 홍콩 경찰은 웡과 초우가 체포된 사실을 알리면서 이들이 지난 6월 21일 완차이 홍콩 경찰 본부 공격을 주도했다고 보고, 이들이 불법 집회 주도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늦게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데모시스토당이 밝혔다.

이에 앞서 29일 밤에는 홍콩 독립 등을 주장하다가 지난해 강제 해산된 홍콩민족당의 창립자 앤디 찬이 출국하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홍콩 경찰은 앤디 찬이 폭동과 경찰관 공격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1일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가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홍콩 일간 명보는 30일 주말 대규모 송환 반대 시위를 예고했던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민진)이 집회와 행진 계획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민진은 31일 오후 홍콩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 집회를 연 후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건물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우리는 시위 참가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고 시위 취소 소식을 알렸다. 웡 비서장 등의 체포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진 대표 역시 29일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야구 방망이와 흉기를 들고 복면을 쓴 괴한 2명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곁에 있던 동료가 재빨리 막아선 덕분에 부상은 면했으나, 이 동료는 왼쪽 팔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홍콩 언론들은 보도했다.

앞서 29일 홍콩 경찰은 폭력 시위로 인한 충돌과 부상자 발생이 우려된다며 31일 집회와 시위를 모두 불허한 상태였다. 지미 샴 민진 대표는 “다만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8ㆍ31 결정(홍콩 행정장관 간선제로 결정)'에 반대하는 수명이 다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당국의 허가를 받을 때까지 집회 신청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더 강경해지고 있다. 30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개입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군이 홍콩에 주둔하는 것이 상징적인 목적을 위해서는 아니라며 상황이 악화할 때는 “방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콩 정부가 중국군의 출동을 요청할 필요성을 아직 느끼지 않고 있지만 6월 이래 계속되는 송환법 반대시위를 염두에 두고 상황이 변할 경우 방침을 그대로 견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홍콩 국경에 인접한 중국 선전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이용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훈련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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