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남자’ 박정권(38ㆍSK)이 허리 부상을 털고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8일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진 박정권은 재활을 거쳐 이달 28일 퓨처스리그(2군) 두산전에서 부상 후 첫 실전을 치렀다.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복귀 신고를 마친 뒤 29~30일 한화와 2군 경기에도 선발 1루수로 출격했다.
몸 상태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SK 구단 관계자는 “양호한 타격 밸런스와 안정적인 1루 수비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박정권이 컨디션을 끌어올려 1군에 합류하면 최근 불안한 선두를 지키고 있는 SK에 ‘천군만마’가 된다.
SK는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했지만 27~28일 두산과 맞대결을 모두 패하는 등 29일 현재 4.5경기 차로 격차가 줄었다. 특히 최근 3경기 동안 팀 타율은 힘이 빠진 나머지 0.206에 그쳤다. 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대타 자원 가운데 좌타자도 부족하다. 29일 삼성전에선 3-5로 따라붙은 8회초 무사 1ㆍ2루에서 대타 카드로 신인 왼손 타자 김창평을 투입했지만 삼진으로 돌아섰다.
박정권은 염경엽 SK 감독은 물론 선수단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베테랑이다. 신구 조화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사령탑 염 감독은 “박정권, 김강민(36)이 있어야 젊은 선수들도 큰다”며 “그들의 노하우는 코치들도 알려줄 수 없다”고 베테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박정권의 가치는 가을에 빛난다. 유독 포스트시즌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박정권은 SK가 네 차례(2007ㆍ08ㆍ10ㆍ18)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엔 정규시즌 동안 세대교체의 흐름 속에 2군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었지만 결국 시즌 막판 1군에 합류해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맹타를 휘둘렀다. 실제 플레이오프 1차전과 한국시리즈 1차전 최우수선수(MVP)는 그의 몫이었다.
올해는 시즌 초반과 중반 허리 통증 탓에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9월 확장 엔트리(기존 27인→32인) 때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팀 내 야수 최고참인 김강민은 “슬슬 바람이 불고 있는데”라며 박정권의 복귀를 기다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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