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5%로 동결했다.
한은은 회의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국내경제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미ㆍ중 무역분쟁과 가계부채 증가세, 한일 관계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은은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국내 경제도 수출 및 설비투자가 부진해 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데는 신중함을 보였다. 이미 지난달 18일 시장의 예상보다 한 박자 빨리 기준금리를 인하한 터라 금리 인하 효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내는 것이 부담이 됐을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금통위가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009년 2월이 마지막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도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 맞아 떨어졌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96개 금융기관의 채권 관련 업무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이번 금통위 회의 결과를 두고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오는 10월 16일로 예정된 차기 금통위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있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10월에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추가 인하되면 2016년 이후 다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게 된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