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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보도로 한미 갈등 부각시키는 일본

입력
2019.08.30 10:33
수정
2019.08.3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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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과 일본 시바야마 마사히코 문부과학상이 2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한-일 문화장관 양자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과 일본 시바야마 마사히코 문부과학상이 2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한-일 문화장관 양자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일본 언론이 자국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감추고 한국에 불리한 내용은 적극 전하는, 편파적 보도로 한미 간 갈등 상황을 부각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고위 관료가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실망감을 표명했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를 일본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

30일 요미우리신문ㆍ아사히신문ㆍ마이니치신문ㆍ도쿄신문ㆍ산케이신문ㆍ니혼게이자이신문 등 6곳의 일본 주요 중앙 일간지들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한일) 양측에 실망했다”는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28일(미국시간)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한일 갈등 상황과 관련해 “(한일) 양측이 이에 관여된 데 대해 매우 실망했고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번 갈등 국면에서 처음으로 일본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간지는 에스퍼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하면서도 발언 내용을 얼버무리며 그가 한국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압박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에스퍼 장관이 ‘일한(한일) 관계의 상황에 실망하고 있다’는 인식을 내보였다”고 전했으며, 산케이신문은 “에스퍼 장관이 일한 대립이 협정의 파기 통고로 발전한 것에 ‘상당히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는 등 에스퍼 장관이 일본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표명했다는 내용은 감췄다.

일본 언론들은 대신 한미 간 갈등을 부각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ㆍ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과 에스퍼 장관이 한국이 지소미아 협정 ‘파기’를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도쿄신문은 미국이 한국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철회를 요구했고 한국이 주한 미국 대사에게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을 묶어 ‘미한(한미)관계 삐걱’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일본에 대한 강경 자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측근의 의혹을 감추기 위해 반일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고 왜곡하는 보도도 나왔다.

NHK는 이날 “문 대통령의 측근을 둘러싼 의혹이 부상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 내에서는 ‘문 대통령이 한국 국내의 비판을 돌리기 위해 반일 여론을 부채질하고 있으니 당분간 한국 측의 양보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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