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언론 서면 인터뷰에서 한ㆍ아세안 회의 초청 의사 밝혀
일본 향해서도 “언제라도 대화의 장 나오면 기꺼이 손잡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길 바란다는 뜻을 30일 밝혔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에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태국 유력 영문 일간지 방콕포스트에 실린 서면 인터뷰에서 “(회의와 관련)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할 것을 제의해 주셨고 여러 정상들이 지지해 주셨다”며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진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에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 인터뷰 형식으로 김 위원장에게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또 같은 달 방콕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언급하며 “동아시아 국가들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태국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핵 대신 경제발전을 택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북한이 핵을 버리고 모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김 위원장 초청 문제는 북미 간 대화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며, 아세안 국가들과도 관련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수위를 조절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과 동시에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여정에 꾸준히 함께해 주신 데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다음달 1~6일 태국ㆍ미얀마ㆍ라오스 방문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과거사 문제와 연계해 한국에 부당하게 취한 경제적 보복 조치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제 외적인 이유로 서로의 경제에 해를 끼치는 것은 어리석다”고 지적하면서도 “일본이 언제라도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일본이 대화와 외교적 협의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 모두의 가까운 친구이자 협력 파트너인 아세안이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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