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 달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소재인 불화수소(에칭가스)의 수출을 허가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한국으로의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다. 불화수소는 지난달 4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와 함께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한 소재로, 반도체 주요 공정 중 세정(에칭) 작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칩 제조과정에서 실리콘 웨이퍼 위에 쌓인 산화막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순도가 높을 수록 산화막을 깨끗이 제거할 수 있고, 불량을 막을 수 있는 핵심소재다. 주로 모리타, 스텔라 등 일본 회사들이 세계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특히 고순소 불화수소의 경우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은 95% 이상을 일본산에 의존해왔다.
앞서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의 수출 허가를 통해 이미 두 차례 국내로 수입된 바 있다. 일본은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지난 7일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했고 19일에 한 번 더 수출을 허가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포토레지스트에 이어 이번엔 불화수소까지 수출을 허가한 것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국내 반도체 업계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달 규제 이후 처음으로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을 허가한 것이 맞다”면서 “다만 수출 물량이나 순도, 공급처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에 수출 허가된 불화수소가 삼성전자에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이 포토레지스트에 이어 불화수소까지 수출을 허가했지만,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완화할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지난달 한국에 수출한 고순도 불화수소 물량은 479톤으로, 전달보다 83.7% 가량 급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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