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똥이 신동빈에게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1심 재판에 당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파기환송 판결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못지 않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긴장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대법의 파기환송으로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 비슷한 사건 구조를 가진 신 회장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 사업권 재승인을 청탁하는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제공해 제3자뇌물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뇌물죄를 인정하되 ‘신 회장은 대통령의 강요로 지원금을 건넨 피해자’라는 점을 들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형을 대폭 깎았다. 신 회장은 곧 석방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이날 판결 가운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부분을 보면,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뒤집고 삼성 차원의 조직적인 승계 작업과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면서 삼성이 센터에 낸 16억여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여기에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재단 출연금을 압박한 대목에 대해서도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이런 판단은 신 회장에게 꽤 부담스럽게 작용하리라는 예상이다.

한편, 국정농단 재판이 마무리 국면이지만 아직 남은 재판은 많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을 방조한 혐의(직무유기)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구속기한이 만료돼 1월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각종 지시를 이행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받아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왕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일명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뒤 구속기간이 만료돼 지난해 8월 석방됐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에 수십억원을 지급한 ‘화이트리스트’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아 다시 구속된 상태에서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련 징역 2년, 화이트리스트 관련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문고리 3인방’ 안봉근ㆍ이재만ㆍ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국가정보원 관계자로부터 약 35억원의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아 상납한 혐의로 2심에서 각각 징역 2년6월, 징역 1년6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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