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반도체 공정용 코팅 소재를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민간 기업이 협력해 국산화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가 일본에서 모두 수입해 쓰고 있는 ‘이트륨 옥사이드’를 국내 중소기업 세원하드페이싱과 함께 직접 제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트륨 옥사이드는 반도체 공정 중 화학증착장비(CVD) 내부 코팅에 적용되는 소재다. 분말 상태의 이트륨 옥사이드를 반도체 부품 표면에 분사해 입혀(용사코팅) 내열성과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치밀하면서도 균일하게, 빠른 속도로 용사코팅을 하려면 크기가 작고 유동성이 좋은 분말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말이 작을수록 분사 과정에서 뭉치거나 엉기는 등 유동성이 떨어져 코팅이 균일하게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핵융합연은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해 분말끼리 서로 밀어내는 반발력이 생겨 뭉치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 같은 방법으로 크기 25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이하의 미세 분말도 치밀하고 균일한 코팅 막을 형성할 수 있게 했다.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입자 크기가 35㎛ 수준이다.
핵융합연과 세원하드페이싱은 가까운 시일 안에 품질시험을 통해 국내 반도체 생산 공정에 이 기술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석재 핵융합연구소장은 “출연연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국산화에 성공한 대표 사례”라며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와 소재 국산화를 위해 앞으로도 기술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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