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트윗을 통해 댄 코츠 현 국가정보국장(DNI)의 사임과 함께 존 래트클리프(사진)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명하겠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미국 국가정보국장 댄 코츠의 후임으로 국제 경험도 미미하고 매우 당파적인 하원의원 존 래트클리프를 지명한 것은 정보의 정치화라는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공히 트럼프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권력이 진실을 타락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대통령은 믿을 수 있는 정보국장을 필요로 하나 러시아, 이란, 북한과 같은 문제에 대해 대통령을 반박했던 코츠처럼 그가 권력에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다른 정부 부처들이 믿을까.

러시아의 2016년 선거 개입을 지적한 정보국에 뿔이 난 트럼프는, 정보국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준 적이 있다고 자주 언급하며 정보국을 무시하는 것이 정당한 듯 말한다. 많은 당파주의자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이미 결정한 전쟁을 정당화하는 정보를 생산하도록 정보공동체를 압박했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상황은 복잡하고,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하는 문제를 이해하려면 근거 없는 믿음을 없애야 한다.

미국의 무기사찰관 데이비드 케이는 이라크 WMD 판단에 대해 “우리는 거의 모두 틀렸다”고 표현했다. 유엔 전임사찰관이자 스웨덴 외교관인 한스 블릭스조차 이라크가 “금지품목을 보유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프랑스와 독일이 이라크전을 반대한 것은 무기에 대한 정보와 판단이 달라서가 아니다. 미국(과 영국)은 수집, 분석 및 공개라는 세 부분에서 복합적인 실패를 경험했다.

이라크에 대한 정보 수집은 어려웠다. 사담 후세인은 1995년 그의 생물학적 무기 개발을 밝힌 사위와 정보제공자 모두를 죽여 공포를 심은 독재자다.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에 믿을 만한 스파이가 거의 없었으며, 있어도 듣기만 하고 본 적 없는 정보만 간접 보고했다. 1998년 유엔사찰단 추방 후 미국은 공정한 휴민트(HUMINTㆍ인간정보)를 얻을 수 없었고 생각이 다 다른 이라크 망명자들의 믿을 수 없는 증언으로 정보의 부재를 채웠다. 미ㆍ영 모두 사담의 측근에게 접근하지 못해 ‘사담에게 무기가 없다면, 왜 계속 가지고 있는 척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다.

정보 분석도 부실했다. 분석가들은 정직했지만 사담의 생각을 읽지 못해, ‘거울 이미지’ 가정에 빠지곤 했다. 사담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반응할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사담은 이라크와 주변 지역에서 권력을 유지하려면 WMD에 대한 악명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과거의 반대되는 실수를 과도 보상하려는 분석가들의 경향이다.

첫 걸프전 이후 유엔사찰단은 분석된 것보다 사담이 핵무기개발에 더 근접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분석가들은 9ㆍ11 이후 이런 위험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었고 사담에 대해 과소평가하지 않으려 했다. 이러한 지배적인 생각구조나 ‘집단사고’는 선의의 비판자를 정하고 대안적 해석을 옹호하기 위해 ‘레드팀’을 만들거나 분석가들에게 가정의 어느 부분을 바꾸면 분석 오류가 되는지를 질문하게 하는 등, 다양한 분석틀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어디에서도 이런 것이 진행된 적은 거의 없다.

정치는 어떨까. 부시 행정부는 정보관에게 거짓말하라고 하지 않았고 정보관도 그러지 않았다. 그런데 정치적 압력은 정보를 직접 손상하지 않는 대신 주의를 미묘하게 전환시킬 수 있다. 한 전문가가 그랬다. “사담에게 WMD가 있다는 증거는 많았고 아니란 증거는 적었다. 증거가 많은 쪽에 집중했고 적은 쪽은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

정치인에 대한 정보 제공에도 결함이 있었다. ‘WMD’는 실제로는 특성과 결과가 아주 다른 핵, 생물, 화학무기를 한데 엮은 혼란스러운 용어라는 경고는 거의 없었다. 2002 국가정보평가서는 사담의 알루미늄튜브 구매를 핵무기개발 재개의 증거라 했지만 에너지국의 전문 분석가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아쉽게도, 그런 반대는 의회에 제출할 개요서에 묻혀버렸고 다른 경고, 증거와 함께 결국 삭제됐다. 정치적 열기는 미묘한 의견차를 덮어버린다.

정치가에게 정보 분석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순 없지만, 대중에게 과장된 정보를 흘린 책임은 물을 수 있다. 체니는 사담이 확실히 WMD를 보유했다 했고 부시는 이라크 핵개발 증거에 대해 단호했다. 그런 말들은 정보 보고서의 본문에 나오는 의심과 경고를 무시한 것이다.

정보에 대한 신뢰는 계속 변한다. 냉전 시절 정보관은 영웅시되다 베트남전 후엔 악당처럼 여겨졌다. 9ㆍ11은 정확한 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단 인식을 되찾아주었지만 이라크 WMD를 찾지 못하면서 다시 의심을 샀고 트럼프는 이것으로 러시아 선거 개입 문제를 일축했다.

차기 정보국장에 대한 교훈은 이렇다. 예산과 부처 조정의 요식적 업무 외에도, 정보 수집에 있어 스파이를 감시하고, 이를 분석하기 위한 대안기술의 적용을 엄격히 보장하고, 정치가와 대중에 정보를 제시할 때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보국장은 권력에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ㆍ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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