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다고 비난하면 누가 살아남나…인간세상이 무섭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격들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특히 검찰의 압수수색을 두고 “가족 인질극, 저급한 스릴러로 몰고 간다”고 맹비난하면서 “조국 사태를 보면서 인간세상이 무섭다”고도 했다.
유 전 장관은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아주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버(액션)”이라고 총평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검사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오는 거 싫어한다. 언론도 총단결해서 마녀사냥 하듯 하는데, 이 계기에 압수수색을 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암시를 줌으로써 조국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압수수색을 심하게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압수수색은 범죄 혐의가 뚜렷할 때 하는 것인데 조 후보자의 혐의가 하나라도 드러난 게 뭐 있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서 위법 행위가 드러날 수도 있지만 그건 가족에 대한 인질극이라는 게 유 전 장관의 시각이다. 유 전 장관은 “웅동학원, 사모펀드 몽땅 다 (수사)했다. 사학법인 운영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흔히 100이면 99는 다 있는 것이다. 사모펀드도 자본거래, 금융규제와 관련한 법률 위반 행위가 나올 수 있다”면서 “오촌 조카, 동생, 이런 사람들이 별건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나와서 입건하게 되면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국 네가 죄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 그러나 네가 안 물러나면 가족이 다쳐’ 사인을 준 거라고 본다”며 “악당들이 주인공을 제압 못할 때 가장 흔히 쓰는 수법이 가족을 인질로 잡는 거다. 저질 스릴러로 국면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 여론의 공격 등을 보면서 “인간세상이 무섭다”고 했다. 그는 3,000만원 뇌물수수 의혹을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노회찬 전 의원을 상기시키면서 “올바른 삶을 살아가려고 해도 실수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때마다 죽음의 공포가 어른거린다면 누구도 옳게 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 어려워진다. 완벽하게 훌륭하지 않다고 해서 비난하기 시작하면 인간세상에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 것 때문에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유 전 장관은 “조국이여 너무 슬퍼하지 말라. 그대보다 더 심했던 사람도 여기 있노라”며 조 후보자를 위로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2006년 장관 국회 인사청문제도 도입 후 첫 번째 대상으로 이틀간 청문회 끝에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다. 당시 SBS가 TNS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임명 반대는 65%, 찬성은 26%로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그는 “부적격이라는 인식이 많은데도 임명을 하게 되면 그 부담을 대통령이 떠안으라는 게 청문 절차(의 취지)”라면서 “제 경우에도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임명했지만 잘했다. 그러면 됐다”며 웃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